취임 이후 처음으로 19일 일본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예방하고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전달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총리관저 특별응접실에서 20여 분간 아베 총리와의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지난달 방한한)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를 통해 보내준 총리의 친서에 대한 대통령의 구두메시지를 갖고 왔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양국의 중요성, 그간 두 정상 사이에서 이뤄진 긴밀한 소통을 기본으로 양국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고 싶으신 기대, 평창올림픽에 아베 총리가 참석해 주시기 바란다는 뜻이 담겨있는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구체적 일정에 대해선 아직 얘기가 안 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국내 일정이 있지만, 평창올림픽이 성공될 수 있도록 일본 측도 최대한 합의를 하겠다는 답은 줬다"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는 문 대통령이 강 장관을 통해 아베 총리에게 양국간 과거사로부터 비롯되는 어려운 문제들이 있지만, 그러한 어려움을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지혜롭게 극복해 나가길 희망한다는 구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이러한 노력을 통해 김대중-오부치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내년에 양국이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길 기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한일중 3국 정상회의가 조속히 개최돼 아베 총리를 일본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의사도 덧붙였다.
강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2015년 위안부 한일 합의를 검토하는 한국 측 테스크포스(TF)에 대해 아베 총리에게 설명했느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많은 얘기를 나눴고, 고노 외무상으로부터 (아베 총리가) 보고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측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강 장관은 아베 총리가 "일본의 기본 입장에 대해선 말씀했다"고 답했다.
일본 외무성은 아베 총리가 재작년 한일합의가 착실히 실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본 측 입장을 재차 설명하고 외교장관 간에 논의된 것처럼 곤란한 문제를 적절히 관리해 나가도록 노력해 가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이에 대해 "강 장관으로부터 위안부 TF의 논의 현황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이날 강 장관 면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구두메시지에 사의를 표한 뒤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일본에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한일관계에서) 여러 과제가 있지만 이를 잘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과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했다"며 "북한이 (핵·미사일과 관련한) 정책을 바꾸기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압력을 가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5일 열렸던 유엔 안보리 장관급회의 논의를 바탕으로 한일, 한미일간 협력을 진행하자"며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이 잘 공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면담에서 "올해 양국관계가 어려운 가운데 출발했지만,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아베 총리와 잦은 소통을 하고 긍정적 방향이 설정됐다"고 설명했다.
강 장관은 "북한 문제에서 한미일간 긴밀한 관계, 한일 간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중심으로 국제사회가 단결해 대북제재로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