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경찰 합동감식 진행.. "노후화 가능성 낮아"
사고로 붕괴한 용인 타워크레인 합동감식…"남은 크레인은 해체 후 감식"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배경에 관심이 연일 뜨겁다.
무려 7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용인 한 물류센터 신축공사장 타워크레인 사고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경찰이 지난 10일 관계기관과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이날 용인시 기흥구 사고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용인시청 등과 사고로 붕괴한 크레인에 대한 합동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사고가 난 용인타워크레인에 장비 불량 등 설비 결함이 있었는지, 사고 당시 현장 안전수칙이 잘 지켜졌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사고로 무너진 용인 타워크레인은 수입된 지 1년 된 것으로, 제조된 지 몇 년이 지났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2012년 프랑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 경찰은 사고 직전 타워크레인 트롤리가 움직이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롤리는 타워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가로방향 지프에 달린 장치로, 건설자재를 옮기는 훅의 위치를 조정하는 일종의 도르래다. 인상작업 중 움직이면 무게중심이 바뀌면서 크레인이 균형을 잃고 쓰러질 수 있다.
만일 트롤리가 사고 전 움직인 것이 사실이라면, 크레인 기사의 운전과실로 사고가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은 부러진 크레인 마스트(기둥) 단면을 감식하기 위해 현재 남아있는 60m 높이의 크레인을 해체하기로 했다. 해체 후 정밀감정한 결과가 나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와 관련 "부러진 크레인 마스트 상부와 자재 등을 감식해 사고 원인을 밝힐 계획"이라며 "사고 당일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조사해 업무상 과실이 발견될 경우 대상자를 형사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9일 오후 1시 10분께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소재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의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인해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한편 사고로 무너진 용인 타워크레인이 한달 전 정기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붕괴한 타워크레인(모델명 MD1100)은 지난달 16일 이뤄진 정기검사에서 각 구조물 및 기계장치의 부식·균열·용접결함·볼트체결 부위 유격 유무, 안전장치 등의 정상작동 여부 등을 검사한 결과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정기검사는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설치 시마다, 혹은 설치 후 6개월이 도래하는 시점에 한 번씩 국토부가 위탁한 업체에서 이뤄진다.
굴착기나 지게차 등 다른 건설기계의 검사 유효기간이 1∼3년인 것에 비해 잦은 편이다.
검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은 기계적 결함은 없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번 용인 크레인 사고가 7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난 참사였던 만큼, 정기검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점검해보겠다는 입장이다.
또 해당 타워크레인에 쓰여 있는 제조연도(2012년)와 국토부가 관리하는 건설기계 등록현황 상에 나온 제조 연도(2016년)가 달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로 했다.
국토부는 정확한 제조 연도 파악을 위해 프랑스의 제조사와 접촉하고 있는 상태다.
타워크레인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일선 크레인 기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10대 중 3대는 거래 시 이득을 보기 위해 연식을 속인 타워크레인이다"라며 "노후화 정도가 심해도 페인트칠을 짙게 해 놓으면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워 연식을 속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설치 시 진행된 정기검사에서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등을 검사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검사 당시 누락된 부분이 있는지 점검할 계획"이라며 "사고 크레인의 제조연도가 2012년인지, 2016년인지 혹은 그 이전인지 파악하기 위해 시리얼 넘버를 제조사에 보냈다"고 말했다.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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