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종교인 과세를 앞두고 27일 발표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종교계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정부의 과세 방침에 반대해왔던 보수 기독교계 역시 이번 개정안에 대해 "종교계의 요구가 많이 수용된 것"이라며 한 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성향의 개신교 단체들이 만든 한국교회 공동 태스크포스(TF) 관계자는 "종교활동에 사용할 목적으로 받은 종교활동비는 비과세하기로 하는 등 우리가 그동안 요구했던 내용이 90% 이상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뒤늦은 감이 있지만 종교계의 요구가 많이 수용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승려 수행지원비를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해 왔던 불교계 역시 이번 개정안에 대해 "그동안 중점적으로 요구했던 사안들이 반영된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대한불교조계종 김용구 기획차장은 "발표가 다소 늦어져 준비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우려했던 부분들이 해소됐다"며 "향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도 적절히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천주교 주교회의의 이영식 신부 역시 "천주교는 이미 1990년부터 성실히 납세해 왔다"며 "정부가 정한 과세기준에 잘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개정안에 따르면 천주교가 그동안 납세 대상에 포함해 왔던 성무활동비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게 된다.
반면, 진보 성향의 개신교 교단 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번 개정안이 종교인에 대한 특혜로 보일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NCCK 강석훈 목사는 "종교인이 소속단체로부터 받은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하기로 한 내용 등은 일반 국민의 감정으로 볼 때 종교인에 대한 특혜로 보이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대다수 목회자가 저소득자인데 고소득 목회자를 중심으로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사회통합과 조세 정의 실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