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8년간 중단됐던 `인공임신중절(낙태) 실태조사`를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낙태수술 허용 여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낙태수술 관련 기초자료조차 확보하지 못해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의 낙태수술 건수에 대한 추정치가 엇갈리고 있어 실질적인 제도 개선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현재 우리나라의 일평균 낙태수술 건수는 약 3천 건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복지부 공식 발표자료와 큰 차이를 보인다.
복지부가 인공임신 중절수술 실태조사를 발표한 시점은 2005년과 2010년으로 이때 당시 연간 국내 낙태수술 건수는 각각 34만2천 건, 16만8천 건으로 조사됐다.
당시 복지부는 2005년 하루 평균 낙태수술이 1천 건 정도 시행됐으며 2010년에는 이보다 낙태수술이 훨씬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산부인과의사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복지부 발표처럼 낙태수술이 5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각종 토론회 등에서 2005년 자료를 더 인용하고 있다.
올해 초 국회에서 열린 `불법 인공임신 중절 수술 논란에 대한 해결책은?` 관련 토론회에서 이동욱 산부인과의사회 경기지회장은 "암묵적으로 시행되는 낙태수술까지 포함하면 실제 수술 건수는 복지부 통계보다 3배 이상 많을 것"이라며 "하루 평균 3천 명이 낙태수술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대한산부인과학회가 2009년 발표한 중·고등학생의 성(性) 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임신을 경험한 여학생 중 85.4가 낙태 시술을 받았다고 답할 정도로 청소년 낙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 경기지회장은 "10대 학생의 경우 아직 아이를 키울 여건이 되지 않고, 사회적 시선이 따가우므로 임신하면 대부분 낙태수술을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수십 년째 사회적 합의 없이 낙태수술에 대한 처벌만 강화하면서 이런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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