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댓글 수사`를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 변창훈(48) 서울고검 검사가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직전 투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6일 목격자 등에 따르면 변 검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께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 4층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이 법무법인에서 상담을 받던 중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변 검사는 119구조대에 의해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외상이 심해 끝내 이날 오후 4시께 숨을 거뒀다.
국정원 법률보좌관으로 파견된 변 검사는 2013년 국정원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꾸린 `현안 TF` 구성원이었다.
변 전 검사,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 이제영 대전고검 검사 등은 당시 압수수색에 대비해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실체와 다른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제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증교사)를 받는다.
법조계에서는 변 검사가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영장 심사를 앞두고 극도로 심리가 불안한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 검사 투신 현장 주변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투신 현장 폐쇄회로TV 확인 및 변 검사를 마지막으로 상담한 변호사와 유족 등을 상대로 한 조사 등을 통해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예기치 못한 수사 대상자의 잇따른 사망에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신속히 경위를 파악하며 향후 수사에 끼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댓글 수사방해`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던 국정원 소속 변호사 정모씨는 지난달 31일 춘천시의 한 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