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요구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1천700만 시민이 독일의 권위 있는 인권상인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의 2017년 인권상을 수상하게 됐다.
촛불집회를 주최한 시민단체 모임으로서 시민을 대신해 수상하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16일 수상자 선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 파면 1주년인 내년 3월 광화문에 촛불집회 기념비를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1차 촛불집회 1주년(10월 29일)인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기념 집회와 행사를 진행한다.
우선 다음 주 토요일인 28일 오후 6시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시민혁명 1주년 기념 촛불집회`가 열린다. 집회 후에는 청와대 방면 행진도 계획돼 있다.
박 전 대통령 파면 1주년을 맞는 내년 3월에는 광화문에 `촛불 시민혁명 기념비`를 제막한다. 정확한 위치나 형태, 새겨지는 글귀 등은 미정이다.
내년 3월에 촛불집회 백서도 발간된다. 이에 앞서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 사이에 각종 토론회가 차례로 개최된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촛불집회는 단순히 박근혜 정권을 끌어내리겠다고만 진행된 게 아니었다"면서 "시민사회가 요구했던 사회 대개혁 과제는 아직 상당 부분 진행 중이다. 1주년 행사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에버트 재단 2017년 인권상으로 `촛불 시민`이 선정됐음을 발표했다.
사문걸(Sven Schwersensky) 에버트 재단 한국사무소장은 "민주적 참여권의 평화적 행사와 평화 집회의 자유는 생동하는 민주주의의 필수적 요소"라면서 "대한민국의 촛불집회가 이 중요한 사실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고 시상 이유를 밝혔다.
그는 "한국 시민들은 가혹한 겨울 날씨에도 매주 모범적인 방식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의지와 헌신을 드러냈다"면서 "권위주의(authoritarianism)에 대한 강한 저항심을 보여주면서 민주적 참여에 대한 기준을 전 세계적으로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한국 민주주의에 새 활력을 불어넣은 모든 이를 대신해 비폭력 집회를 옹호한 퇴진행동에 이 상을 대신 수여한다"면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개개인이 앞으로도 시민행동을 계속하는 큰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독일의 첫 대통령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의 뜻에 따라 1925년 설립된 에버트 재단은 독일에서 가장 역사가 긴 정치 재단으로 꼽힌다. 이번 시상식은 12월 5일 베를린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