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친구를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모(35)씨 사건의 현장검증이 벌어진 11일 서울 중랑구 이씨 자택 앞은 취재진과 인근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씨 집이 꼭대기인 5층에 있는 상가 건물 앞으로 취재진 50여명과 주민 수십 명이 몰렸다.
이를 지켜보던 한 이웃 주민은 "이씨와 얘기해본 적은 없다. 주변과 교류하지 않고 지낸 것 같다"며 "나쁜 놈이지 저거. 남자 때문에 집안이 저렇게 되고 참. 안타깝다"고 혀를 찼다.
현장에는 옆 동네에서 구경 왔다는 사람도 있었다. 이씨를 안다는 사람은 없었지만, 이씨의 모습을 한 번 보러 왔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씨는 오전 9시 30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이 "현장검증에 동의하시나요"라고 질문하자 "네"라고 대답했다.
"딸의 친구를 왜 죽였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선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에휴 나쁜 놈"이라는 탄식이 들려왔다.
경찰은 이씨 자택 내부에서 이씨가 전체적인 살해 과정을 재연하도록 해 이씨 진술이나 증거와 일치하는지 살펴봤다.
이씨가 1시간여에 걸친 검증을 마치고 나올 땐 반응이 더 격해졌다. 이씨가 건물에서 나오면서 캐리어로 시신 옮기는 장면을 재연하자 "저런 사람을 왜 저렇게까지 보호해줘. 무슨 인권이야"라는 말과 거친 욕설이 사방에서 쏟아졌다.
시민 중엔 자녀와 함께 근처를 지나다가 아이의 눈을 가리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씨는 "왜 죽였느냐", "피해 여중생에게 한마디 해 달라" 등 질문에 입을 다문 채 차에 올라타 다시 경찰서 유치장으로 향했다.
이씨는 앞서 오전 9시께 서울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현장으로 출발하면서 "유족들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라고만 답했다.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 범행을 부인하다가 전날 시인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