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올해 국내에서 판매한 승용차 중 레저용차량(RV)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11년 만에 처음으로 기아차의 연간 RV 판매 비중이 세단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올해 들어 8월까지 국내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미니밴을 합한 RV를 총 15만3천255대 팔았다.
이는 승용차 전체 판매량(29만6천280대)의 51.7%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세단은 총 14만3천25대 판매돼 48.3%의 비중을 기록했다.
기아차는 IMF 이후인 1999년부터 2005년까지 RV가 50∼60%대 비중을 유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그러다 2006년 로체 이노베이션이 출시돼 인기를 끌자 그해 세단(53.6%)이 RV(46.4%)보다 잘 팔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K5(2010년)가 가세하면서 세단은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연간 판매량에서 RV를 앞섰다.
2012년 29.4%까지 판매 비중이 떨어졌던 RV는 이후 레저 붐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오다 2015년(46.4%) 40%대를 회복했다. 작년에는 49.7%까지 뛰어올랐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카니발 및 쏘렌토 신형 모델과 니로 하이브리드가 출시돼 인기를 끈 데다 올해 들어 스토닉이 가세하면서 RV 차종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RV 비중 확대에는 세단의 판매 부진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기아차는 가장 규모가 큰 중형 세단 시장에서 르노삼성 SM6, 한국지엠(GM) 말리부 등 경쟁모델 출시 영향으로 올해 판매가 주춤했다. 대형차급에서도 K9 같은 플래그십 모델이 노후화한 탓에 경쟁력이 약화됐다.
RV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기아차의 연간 RV 판매 비중이 세단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06년 이후 11년 만이다.
RV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많은 데다 판매 단가가 높아 회사 입장에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되는 `효자` 차종이다.
기아차는 내수 부진을 타개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RV의 비중을 계속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다만 올해 RV가 연간 최다 판매를 경신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수 부진 심화로 인해 기아차 RV의 올해 1∼8월 누적 판매량(15만3천255대)은 작년 같은 기간(15만6천861대)보다 적다. 게다가 사측이 최근 잔업을 중단하고 특근을 최소화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생산량 조정이 불가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