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9일 여성 인사들과의 토크콘서트에서 `한국당은 꼰대당이다`, `젠더 의식이 아직 멀었다` 등의 여러 쓴소리를 듣고 진땀을 흘렸다.
한국당 혁신위는 이날 오후 `여성정책 혁신, 자유한국당에 바란다`를 주제로 서울 마포구 소재 소규모 공연장에서 각계각층의 여성 인사들을 초청해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취약기반 중 하나인 여성층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들과 솔직한 만남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토론 참석자들은 한국당이 성차별적이고 나이 든 이미지를 개선해야 함과 동시에 여성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토론 시작부터 `젠더`를 주제로 당측 인사와 대담자들 사이에 날 선 신경전이 오갔다.
홍준표 대표는 강릉원주대 강월구 초빙교수의 발제를 들은 뒤 `젠더 폭력`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고, 이에 강 교수는 "
남성과 여성의 불평등한 권력관계 속에서 생기는 폭력"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과거에는 강 교수가 지적한 문제들이 심각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 세상에는 남자가 우월적인 신체적 물리력으로, 또 알량한 남자의 권력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은 지나간 일"이라고 반박했다.
류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성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적 지위로 가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까지 갔기 때문에 강 교수의 지적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토론석에서는 `아니다.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인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부회장은 "모든 것을 류 위원장의 기준으로 하면 안 된다. 본인의 경험이 전체인 것처럼 얘기하면 위험하다"며 "결국 여성에 대한 인식이나 양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채경옥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도 "당 대표가 `젠더 폭력`이 무엇이냐고 묻고, 류 위원장이 부연설명을 하는 것을 들으니 `한국당이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이 남성우월주의적이고 가부장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연아 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이 "한국당은 나이 든 느낌이다. 클래식한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면서 "죄송하지만 20대 젊은층들은 `꼰대당`으로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홍 대표는 "제가 어디 꼰대 같습니까"라고 반문하면서 "(한국당에 대한) 여성들의 편견은 저 때문에 나온 이야기다. 제가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7년 동안 `엄처시하`에 살면서 여자 나오는 술집에도 가지 않고 월급도 모두 집사람에게 맡기며 (아내가) 시키는 대로 하고 살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첫 여성대통령이었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결국 실패로 끝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송영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은 "여성대통령 탄생에 여성계도 기대했지만, 실상은 여성들을 장·차관 등 고위층에 등용하지 않았다"며 "박 전 대통령도 모두가 알만한 배경 때문에 당선된 것이지 그냥 여성이었다면 대통령이 안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과 청년 공천 비율 50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혁신위에서 공천 매뉴얼을 만들어 여성·청년에게 당선 가능성이 큰 `가`번을 의무적으로 주도록 하겠다. 여성 정치인들이 한국당으로 와주시면 잘 모시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