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신기술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투자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 start-up의 神입니다. 오늘도 신인규 산업부 기자와 함께 미래 신기술과 유망 스타트업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신기술이죠. 블록체인을 이용한 스타트업인 블로코라는 기업을 취재하고 왔습니다.
<앵커>블록체인, 요새 자주 나오는 개념인데...이게 대체 뭡니까?
<기자>
블로코를 오늘 이 시간에 조명하는 이유는 이 기업이 가진 기술 경쟁력 뿐 아니라 이들이 이용하는 '블록체인' 자체가 미래를 바꿀 기술로 평가받기 때문인데요. 기존 시스템과 블록체인의 차이, 예를 들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앵커께서 제게 돈을 1,000만원 정도 송금할 일이 있다고 가정을 해보죠. 진짜로 그래주셨으면 좋겠는데, 어쨌든 은행이라는 기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모든 거래 장부는 은행 서버가 관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한 번씩 은행 계좌 해킹이 돼서 뉴스에 나오지 않습니까? 이 경우에는 해커가 은행 서버에 침입해서 계좌를 위조한 겁니다.
블록체인은 거래 장부를 은행 서버 한 곳에 보관하는 게 아니라, 장부를 오히려 여러 개 만들어서 온라인 네트워크에 뿌려버리는 개념입니다. 그러면 송금하거나 할 때마다 장부 하나가 아니라 모든 장부에 같은 내용을 기록합니다. 이렇게 되면 해커가 서버 한 곳에 침입해서 장부 하나를 위조한다고 해도, 금방 들통이 나게 됩니다. 위조되지 않은 온라인상의 다른 장부들이, 실시간으로 위조된 거래 내역을 검증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원리로 블록체인은 이론상 해킹이 불가능한 보안 기술로 평가받고요. 그리고 거래 내역들을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 결제 뿐 아니라 우리 산업의 많은 영역들에 이용될 수 있을 차세대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최근에 유명해진 가상화폐가 이 블록체인 플랫폼을 토대로 운영되는 중입니다.
<앵커>블록체인, 금융 뿐 아니라 많은 영역들에 사용될 수 있다고 했는데 어떤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같은 질문을 블로코의 김종환 대표에게 했더니 상당히 흥미로운 예를 들어줬는데요. 선거와 같은 곳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한 명에게 몇 표를 제공을 할 것인가, 표들을 사람들에게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집계는 언제 할 것이고, 투표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할 것인가라는 다양한 형태의 규칙들을 블록체인에 저장을 해 둠으로써 실제 비트코인을 운용하듯이 이를테면 '투표코인'이라든지, 이러한 생태계들을 만들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떤 투표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면 블록체인의 룰을 확인함으로써 우리가 정말 약속했던 원칙대로 투표가 이뤄지고 있는지, 부정 시도가 있었는지 등을 검증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앵커>알겠습니다. 그러면 블록체인을 이용한 스타트업, 블로코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죠. 블로코는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 모델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사업 모델은 두 가지입니다. 블로코가 만든 블록체인 플랫폼 '코인스택'을 통한 데이터의 사용량을 책정해서 과금하거나, 특정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연간 또는 월간 사용료를 받는 개념입니다. 기존 데이터베이스에 적용되는 보안 기술보다도 안전하고,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것이 블로코가 내다보는 사업 성장성의 요인입니다. 플랫폼을 기업들에 판매해서 돈을 버는 건데, 이 스타트업은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기 전부터 개발에 뛰어들어서 기술도 축적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점 효과'가 있어서 대기업으로서도 자체 개발보다 이들의 플랫폼을 구매하거나 협업을 하는 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김종환 대표의 말을 통해 이 스타트업이 가진 비전을 살펴보겠습니다.
<인터뷰>김종환 블로코 대표
"고객들이 인지하지 못하는 측면에서 블록체인은 변화를 만들어 나갈 거고, 그리고 이러한 변화들이 비용 효율성 측면이라든지 아니면 궁극적으로는 과거에 안 됐던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겁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모바일처럼, 스마트폰처럼 '이게 없으면 못 살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저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좀 재미있는 게 실제 세상을 혁신하는 기술들은 대부분 뭔가 우리 삶을 편하게 해주는 기술이 아니라 '이게 세상에 필요해?'라는 기술들입니다. 사실 처음에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사람들이 기존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비교하면서 '스마트폰은 별로 필요 없다, 기존 핸드폰에서 다 되는 기능들이다.' 이렇게, 심지어 삼성도 주장을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었죠. 비용절감 효과라든지, 접근성 문제들로 이들이 시장을 파괴적으로 혁신하는 것처럼 블록체인도 그런 형태의 기술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앵커>기존 기업들도 이 스타트업을 주목하고 있습니까?
<기자>
삼성SDS는 블로코에 20억원 규모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국내외 신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업계 전체로 봤을 때 가장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카드사입니다. 금융 결제 시스템에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다가 카드사 입장에서는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기존 수수료를 내야했었던 '밴사'와의 관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때문입니다. 밴사란,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에 통신망을 구축해 신용카드 결제업무를 대행하는 업체로 상장사 가운데는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이 있는데요.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면 쉽게 말해서 카드사 입장에서는 밴사에 낼 수수료를 줄일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게 됩니다. 실제 롯데카드는 ‘블로코’와 손을 잡고 함께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카드 포인트 관리 시스템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앵커>알겠습니다. 정리해볼까요? 블록체인이 앞으로 우리 미래를 어떻게 만들 수 있습니까? 그리고 이 스타트업은 무엇을 바꿀 수 있습니까?
<기자>
쉽게 말해 데이터가 오고가는 모든 산업분야에서는 이 블록체인이라는 인프라가 들어가게 되면 혁신이 가능해집니다. 데이터가 해킹 걱정 없이 안전하게 전달되고, 기존에 우리가 생각해내지 못했던 곳에 적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까 선거를 예를 들었지만 이를테면 한전이 미래먹거리로 추진하는 스마트그리드 산업의 전기료 과금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해 낼 수 있는 여지도 있고요. 블로코는 이러한 가능성을 보고 시장에 먼저 뛰어든 스타트업입니다. 우리가 통신산업을 생각해보면 인프라를 먼저 깔고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는 곳이 결국 시장의 승리자가 되어왔지 않습니까?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시장에 먼저 뛰어든 스타트업의 행보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