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입주를 막 시작한 새 아파트에서 부실공사 등의 문제로 각종 하자 분쟁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하자 판정을 받아도 건설사들의 갑질로 불편이 가중되고 있어 입주자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지효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4월에 입주를 시작한 경남 창원의 한 아파트.
위층에 누수가 생기면서 습기탓에 아랫집들은 온통 곰팡이 천지입니다.
건설사가 하자를 확인한다며 뜯은 벽지는 두달이 넘도록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집을 비우면 고쳐주겠다며 자비를 들여 숙박업소에 가라는 말에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 A 아파트 입주민
"제가 못 나간다고 하니까 그럼 모텔을 얘기하는 거예요. 애기들 데리고. 모텔비를 주겠다는 얘기도 아니고. `그럼 모텔에서 좀`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애기도 2명이고 첫째는 6살이라서 뭐를 아는 나이인데."
하자에 대한 책임이 있는 본사는 지사에 떠넘기기 바쁩니다.
<인터뷰> A 아파트 입주민
"고객센터에 전화도 하고 그 하자 1:1 문의란도 있거든요. 그런데도 하는 말이 `현장답변입니다` 그렇게 왔어요. (다른 입주민이) 본사로 찾아간 적이 있는데. 아예 인포에서 막혔다고 하더라고요."
주요 건설사들의 본사가 위치한 서울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대형 건설사 3곳이 함께 지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바닥은 습기 탓에 들떴고 벽면에는 물이 고여있어 새 아파트라는 말이 무색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건설사들은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기 바쁘고 심지어 협박까지 합니다.
<인터뷰> B 아파트 입주민
"(하자보수 해주는 거) 다른 데다 말하지 말라고. 어디는 공사를 해준다고 얘기를 하니까 거기 대라고 (한 거예요). `누구냐고, 대라고` 이렇게 배짱을 부리더라고요."
이렇게 건설사들이 갑질을 벌여도 입주민 입장에서는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는게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미란 법무법인 산하 변호사
"개개인으로 대응해서는 (보상을) 못 받으실 거예요. 그냥 미봉책처럼 땜빵식 보수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러니까 보수방법도 잘 협의해야 되고, 기간도 잘 협의해야 합니다."
분양할 때는 온갖 감언이설을 동원하고, 하자를 처리할 때는 나몰라라 하는 건설사들의 이중적인 태도에 입주민의 속앓이만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