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델 포르토가 알마그로를 위로하고 있다.(사진 = 롤랑가로스) |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위, 아르헨티나)가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약 452억원) 남자단식에서 니콜라스 알마그로(69위, 스페인)에 기권승을 거둔 뒤 따뜻한 위로를 건네 테니스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2010년 US오픈 남자단식 우승자인 델 포트로는 1세트를 6-3로 따낸 뒤 2세트를 알마그로에게 빼앗겼다. 문제는 이어진 3세트 도중 발생했다. 게임스코어 1-1에서 알마그로가 왼쪽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진 뒤 응급치료를 받았지만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해진 것.
알마그로가 경기를 포기한 뒤 좌절한 듯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하자 델 포르토는 다가가 스스럼없이 알마그로를 일으켜 세운 뒤 머리를 감싸며 따뜻하게 안아줬다. 이어 벤치까지 찾아가 울고 있는 알마그로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위로했다.
주최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델 포트로가 따뜻한 동지애와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고 촌평했다.
경기 후 델 포트로는 “(알마그로에게 해줄) 좋은 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침착해, 그리고 네 가족과 아기를 생각해봐. 물론 감정이 앞설 때도 있지만, 세상에는 테니스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말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알마그로는 훌륭한 선수라 빨리 좋아질 것”이라고 덕담을 건네고, “솔직히 오늘 난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2005년 프로로 데뷔한 델 포트로는 2008년 10월 6일 세계 랭킹 10위권에 진입한 뒤 2008년 프로 데뷔 후 4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하며 연속으로 4개 대회를 휩쓴 ATP 역사상 최초의 선수가 됐으며, 이듬해 프랑스 오픈 준결승 진출, US오픈 우승, 2009년 마스터스컵에서는 준우승을 기록하며 한 때 세계 4위에 오르는 등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델 포트로는 손목 부상을 겪으며 지난해 초반 100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고, 10월에는 스톡홀름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ATP 투어에서 2년 9개월 만에 정상을 되찾는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델 포트로는 남자단식 32강에서 지난해 올림픽 결승전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긴 현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리(영국)와 맞붙는다. 상대 전적은 앤디 머리가 6승 3패로 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