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 정부의 초대 경제팀 진용을 보면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벤처기업 위주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유력한데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먼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 되면 세제 등의 혜택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해 성장하기를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분석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산업부 문성필 기자 나와있습니다.
<기자>
먼저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대기업의 개념부터 설명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중소기업은 자산 총액 5천억 원 미만.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3년 평균 매출액이 400억~1,500억 원 이하의 기업을 말합니다.
대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매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지정하는데 계열사 자산의 합이 10조 원을 넘게 되면 여기에 포함되고요.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입니다.
앞서 이야기 하신 '피터팬 증후군'은 중소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려는 경계선 상의 기업들에게 해당되는 문제인데요.
실제로 최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의 사례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원액기와 녹즙기를 만드는 휴롬은 지난 2011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는데요.
현재 85개국에 진출할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대기업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 탓에 발목을 잡히고 있습니다.
김태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태학 리포트]
<앵커>
회사가 충분히 성장하지 않았음에도 대기업과 같은 규제를 받으면서 경영하기 어려워지는 것이군요.
<기자>
물론 매출 1천억 원을 올리는 회사가 무작정 지원을 해줘야 할만큼 작은 기업은 아닙니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실제로 우리나라 바로 옆 중국만 봐도 정부가 먼저 나서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업종별 환경에 맞춰 다양한 육성 정책을 펴고 있고요.
결국, 국내의 경우 경영 환경을 제대로 감안하지 않은 규제들이 존재하면서 기업들이 성장을 망설이게 되는 겁니다.
잘하는 기업을 지원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켜도 부족한데 발목을 잡고 있는 셈입니다.
국내에 '피터팬 증후군'을 만드는 문제들이 무엇이 있고, 선진국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최경식 기자가 전합니다.
[최경식 리포트]
<앵커>
그렇다면 피터팬 증후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문제만 해소해주면 되는 건가요.
<기자>
규제 문제가 크긴 하지만 다른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이 잇습니다.
중소기업 지원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최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이 창업 부문에 집중되다 보니 기존 중소기업들을 육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올해까지 중소기업 육성 예산 현황을 보면요.
창업과 관련된 예산은 15%나 증가했는데 기존 중소기업들의 성장에 필요한 수출, 금융 등의 지원은 5%도 늘지 않았습니다.
국내 시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섭니다.
지난 2013년부터 3년 동안 중소기업청장을 역임한 한정화 한양대학교 교수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한정화 /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유통 판로지원, 인력지원도 있고 기술혁신 지원도 있고. 이런 것들을 묶어서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지원의 초점이 너무 창업 쪽에 몰려있는 것보다는 중소·중견기업 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의 심사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면밀히 평가해 잘할 수 있는 기업은 장기적으로 확실하게 밀어주자는 겁니다.
한정화 한양대학교 교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한정화 /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심사평가제도의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원을 해주면 제대로 지원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기업 중심으로 지원이 가야합니다."
우리나라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고용의 88%를 중소기업이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중소기업 육성은 국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데요.
새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런 부분들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산업부 문성필 기자와 중소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피터팬증후군'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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