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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선화 “지금은 다작을 해야 할 때, 요즘 트렌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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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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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된 것 없이 쉬는 것은 즐겁지 만은 않았어요. 저희는 프리랜서잖아요. 직장인들과 달리 일이 없으면 현장에도 못 나가잖아요. 활동했던 것들을 찾아보면서 스스로 응원을 했던 것 같아요.”

    2년간 마음고생을 해서일까. 배우 한선화에게서는 절심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전혀 연기에 대한 공백은 느낄 수가 없었다. 연기자로 뛰어난 성장을 보여주고 있는 한선화.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이제는 연기자의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걸그룹 시크릿 출신의 한선화는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공감을 이끄는 연기로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들도 그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 연기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촬영하면서 너무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촬영장이 화기애애했죠. 연출하신 감독님이 ‘장미빛 연인들’ B팀 감독님이셨는데, 이번 작품이 입봉작이라 더 기뻤죠. 뵙기 힘든 선배님들과 작업해서 좋았고, 분위기도 좋아서 더 좋았어요. 촬영이 끝나고 감독님께 ‘저를 캐스팅한 이유가 뭐냐’고 물으니까 나중에 문자로 ‘그냥 너는 잘할 것 아니까 뽑았다’라고 해주셔서 너무 행복했어요.”

    한선화는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만나온 도기택(이동휘)과 헤어진 후 다시 직장에서 만나게 된 하지나 캐릭터를 연기했다. 자칫 잘못하면 그저 얄밉고 속물적인 캐릭터로 끝날 위험성이 있었지만 그는 끝내 시청자들에게 하지나의 진심을 전달했고 이는 곧 호평으로 이어졌다.

    “드라마를 하는 동안은 많은 분들이 한선화가 아닌 하지나라는 인물로 봐주셔서 저에게는 큰 칭찬이에요. 그래서 만족해요. 노력도 많이 했는데, 티가 나서 다행이에요. 늘 대본 볼 때는 지금까지 임했던 자세와 똑같은 자세로 임해요. 하지나와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을 찾아보고,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캐릭터와 저 사이의 거리를 좁혀 갔어요.”

    ‘냉미녀’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차갑고 도도한 하지나는 감정이 복잡한 캐릭터. 한선화는 그런 하지나를 표현하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른 것은 물론,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 연기도 수월하게 소화했다.

    “촬영 첫 부분이 어려웠어요. 알콩달콩 데이트를 하다가 헤어지는 과정이 있고, 그 장면이 천천히 나왔다면 시청자들도 감정을 따라가면서 볼 수도 있었을 것이고, 저도 연기하면서 좀 더 감정을 쌓아가면서 장면을 찍을 수 있었을 텐데, 그 장면이 첫 회부터 나오다보니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이 애정을 가져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드라마 초반부터 한선화는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해 도기택에게는 독설을 내뱉고 차갑게 뒤돌아섰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한선화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했다.

    “공감이 됐던 지점과 부분은 하지나가 중후반으로 갈수록 도기택에 향한 마음이 유해지고, 스스로 본인 마음에 적극적인 모습을 나타냈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같은 여자로써 더 공감이 갔어요. 공감하기 힘들었던 부분은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한데, 헤어지는 이유가 3년 동안 만난 남자친구인데, 그 남자의 배경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헤어지는데 어렵게 다가 왔어요. 저는 나이도 젊기도 하고, 경험도 없고,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거나 했으면 공감이 갔을 텐데, 아직은 사랑이 크면 사랑을 선택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커요. 그래서 공감하기 어려웠어요.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결혼이 로맨틱한 것은 아니 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이해를 했죠.”

    한선화는 다시 안 볼 줄 알았던 도기택과 재회를 하게 되자 요동치는 마음에 어찌할 줄 몰라 하는 모습부터, 계속해서 신경이 쓰이더니 심지어 은호원(고아성)에게는 질투심까지 느끼는 복잡 미묘한 심경을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사람 인연을 끊어내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사랑하는 마음이 식어서 헤어지는 거면 모르지만, 마음은 있는데, 현실적인 부분이 그걸 가렸던 것 같아요. 하지나가 도기택을 밀어냈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러지 않았을 거예요. 중후반으로 갈수록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선화가 배우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것은 극 후반이었다. 도기택에게 모진 말을 내뱉으며 본인 역시 마음고생을 해온 탓에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팍팍한 현실이 겹쳐지는 순간에는 시청자들의 눈가에도 눈물이 고였다.

    “도기택을 차갑게 대하는 장면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도기택을 회사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현실적인 부분이 커서 헤어졌기에, 미련이 남을 텐데, 그 감정을 넣어서 표현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단순히 그 장면에 집중해서 감정이 살았어요. 단순한 하나의 감정으로 연기했어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함께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자 한선화의 극 초반 ‘냉미녀’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변해가며 잔잔한 감동을 선물했다.

    “제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스타일)인데, 연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극중 도기택이 하지나를 바라보지만 현실에서는 제가 이동휘 선배님을 바라봤어요. 마지막 회가 아쉽기는 해요. 마지막 장면이 슬픈 장면이었어요. ‘도기택과 하지나가 잘 됐을 거다’고 생각하면서 촬영했어요. 두 사람이 행복하게 한집에 사는 모습이 나았으면 했어요.”

    한선화의 감정 연기가 안정적일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배우 이동휘의 배려가 컸다. 덕분에 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감정을 개성 있게 소화했고, 연기에 몰입하며 극의 흡입력을 높였다. 짧은 연기 경력이지만 캐릭터에 몰입한 모습으로 극이 전개될수록 점점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동휘 오빠와 호흡은 생각보다 좋았어요. ‘어려울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파트너로 연기한 것이 영광이고, 먼저 대본 공유도 해주시고 고마웠어요. 오빠랑 웃음 코드는 다르더라고요. 제가 웃기면 오빠는 이해를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오대환 선배님이셨어요. 너무 존경하고 덕분에 즐겁게 촬영이었어요. (고)아성이는 나이가 두 살 어리지만 먼저 활동을 했고, 선배님이에요. 초반에 어렵게 생각도 했어요. 현장에서 밝게 하는 것을 보고 멋있었어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석진 오빠도 멋있었어요. 드라마 속 서우진 부장님을 보면서 설랬어요. 다들 보고 싶어요.”

    2013년 KBS2 ‘광고천재 이태백’으로 연기를 시작한 한선화는 SBS `신의선물-14일‘, MBC ‘장미빛 연인들’, tvN ‘연애 말고 결혼’, MBC 단막극 ‘빙구’ 등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그리고 2016년 상반기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배우로서 입지를 제대로 다졌다.

    “단막극 ‘빙구’는 ‘내가 연기를 할 수 있고, 하면 된다’라는 자심감이 있었는데, 그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게 해준 작품이에요. 2년 공백기 후 처음 한 작품이었는데, 주말드라마 할 때처럼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르더라고요. 주말드라마는 호흡이 길다보니 하면 할수록 그 인물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돼요. 단막극과 미니가 비슷할 거라 생각했는데, 몰입도가 사전에 준비를 해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역할이 크면 더 좋겠지만 냉정하게 제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거는 크게 신경을 안 써요. 주인공 자리가 주어진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마음가짐은 늘 똑같아요. 제가 열심히 노력해서 성장하는 것도 물론 있지만 어떤 계기나 기회에 따라서 성장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 몸에 익숙해 있지 않은 대본을 만나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제가 생각지도 못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하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꽃뱀 사기단, 성형외과 전문의, 철부지 대학생, 냉미녀 직장인 등 한선화가 그동안 출연한 드라마에서 맡은 캐릭터들이다. 매 작품마다 향상된 연기력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한선화는 다음 작품과의 만남에 벌써 설레어했다.

    “혼자 2년을 보냈는데, 잘 지나가서 다행이에요. 아무 준비 없이 맞은 2년이었어요. 또 이런 시간이 안 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준비를 잘 해야죠. 걸그룹이 일상이었고, 개인적인 삶은 없었어요. 즐거움을 느낀 것은 일 밖에 없었어요. 아이돌의 부작용이죠. 내 삶을 돌아본 적이 없어요. 안 해 본 캐릭터가 많아요. 기회가 된다면 많이 해보고 싶어요. 일일드라마, 영화, 연극에도 도전해 보고 싶고요. 안 쉬려고요. 지금은 다작을 해야 할 때예요. 요즘 트렌드죠. 드라마 속의 어떤 인물을 맞게 되면 최대한 그 인물로 보이도록 열심히 할 거예요. 가수 활동에 대해서도 물어보시는데, 가수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올 한 해 마무리할 때는 신인 같은 마음으로 마무리 하고 싶어요. 왠지 그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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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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