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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수빈, 20대 대표 여배우로 거듭나다 “가령은 모두의 사랑을 받은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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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하고, 편안한 매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채수빈. 그는 최근 종영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에서 시청자들의 감정을 200% 몰입, 감성을 끌어올리며 깊은 감정의 여운으로 가령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게 만들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특유의 통통 튀는 발랄함을 내뿜으며 취재진을 반겼다.

“아직 끝났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칭찬을 들을 때마다 항상 쑥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너무나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 스태프들, 선후배 동료 배우들을 만나 촬영 현장이 항상 즐거웠어요. 사랑스러운 가령이를 오래도록 못 잊을 것 같아요.”



가령은 극 초반 톡톡 튀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에서 후반에는 깊은 감정 연기로 휘몰아치는 입체적인 캐릭터. 그간 다양한 배역에 도전했던 채수빈에게 가령 역의 참여는 의외였다. 전작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은 사극 출연과 ‘구르미 그린 달빛’ 하연 역과 유사한 짝사랑에 직진하는 캐릭터인 가령 역의 도전은 ‘역적’이 시작되기 전 의아함을 안겨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전작과 다른 캐릭터 분석으로 또 다른 직진 캐릭터를 완벽히 만들어냈다.

“‘구르미 그린 달빛’ 하연은 양반이다 보니 연기를 하는데 제약이 있었고, 답답함을 느꼈어요. 하지만 ‘역적’ 가령은 자유로운 신분이다 보니 억압 받지 않고 자유롭게 연기했어요.”

채수빈은 극 초반 엉뚱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가령으로 잠깐씩 등장할 때조차도 신스릴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귀여운 다람쥐를 연상시키며 대사 없이 구석에서 음식을 먹는 장면조차도 집중하게 만들며 묵직하게 흘러가는 ‘역적’의 주된 이야기 흐름 속에서 잠시 미소를 띠게 하는 마스코트의 역할을 만들어갔다. 그런 모습이 채수빈과 닮아 보였다.

“가령이처럼 감정 변화가 있는 캐릭터는 처음이었어요. 초반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가령을 따라가다 보니 성격은 그대로 인데, 상황이 변하는 거라 부담감은 없었어요. 가령과 저는 비슷한 성격이 있어 편했어요.”

극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채수빈은 사랑에 직진하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등장할 때마다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 같은 매력을 발산하며 보는 이를 설레게 했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짝사랑을 했지만 절대 무너지지도, 비굴해지지도 않은 당당함으로 사랑스러운 걸크러쉬를 불러일으키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여자 팬들이 생긴 것 같아 신기했어요. 가령이는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은 캐릭터예요. ‘역적’은 연기에 있어서 새로운 방식을 알려준 작품이에요. 인물에 다가가는 방법이 달랐는데, 진심으로 느끼고 진심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웠어요.”






극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채수빈은 차곡차곡 쌓은 연기내공을 발휘했다. 복수와 슬픔으로 얼룩진 캐릭터의 변화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입체적인 캐릭터의 완성을 이뤘다. 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애간장을 녹이는 오열로 캐릭터의 변화를 알린 채수빈의 연기는 피범벅인 된 모습으로 왕에게 저주를 퍼붓는 장면과 눈을 가린 채 장대에 매달린 채로 남편의 생사를 확인하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뤘다. 죽음을 각오하고 왕에게 한 맺힌 절규를 쏟아내는 장면에서 채수빈은 극 초반 사랑스러운 캐릭터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독한 눈빛과 또렷한 말투로 씹듯이 대사를 뱉어내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이후 눈을 가린 채 장대에서 남편과 재회를 하게 된 장면에서 채수빈은 오로지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가슴 절절한 심정을 화면 밖으로 전달시켜 큰 화제를 모았고 채수빈의 연기력에 누리꾼들의 감탄이 쏟아졌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가 형성된 성격에 대해 분석을 해요. 감독님이 그냥 가령으로 존재하면 된다고 하셨어요. 부담감 없이 놀라고 하셨죠. 새로운 것을 많이 느꼈어요. 생각을 내려놓고 현장에 가서 연기를 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제가 정말 가령이 되어 있었어요. (윤)균상 오빠랑 작품을 하면서 진심으로 많은 감정들을 주고받은 것이 좋은 경험이었어요. 잘 받아주셔서 걱정 없이 편하게 촬영했죠. 그래서 잘 나온 것 같아요. (이)하늬 언니는 도시적이고 멋진 여성, 이미지라 다가서기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동네 언니처럼 대해주셨어요. 팩도 챙겨주시고, 뷰티 노하우도 알려주시고, 배우로써 어떤 중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알려 주셨어요.”

환경의 변화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등장했던 다양한 한복과 헤어스타일 변화에도 채수빈은 매번 탁월한 소화력을 과시해 보는 즐거움까지 안겨주었다. 화려한 궁내의 모습에서 거의 꾸미지 않은 평민 모습까지 청순함과 기품을 잃지 않으며 은은히 드러내는 미모로 사랑스러움을 배가시켰다. 또한 예상치 못한 노래 실력으로 시청자들을 놀래 켰다. 평소 노래에 자신 없어하던 채수빈은 드라마 속에 등장한 ‘어이 얼어자리’와 ‘역적’ OST까지 청아한 목소리로 직접 소화해내며 타고난 연습벌레임을 보여줬다.



“작가님이 노래, 악기를 해보라고 하셔서 두 달 정도 연습을 해서 임했어요. 김상중 선배님이 노래를 부르고 나서 ‘배우로써 경험이 되고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해서 하겠다고 했어요. 제가 보여드릴게 많고, 끼가 있으면 예능에 출연할 텐데, 예능은 겁이 나요.”

채수빈은 작품이 끝나면 인물과 이별하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연신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길고 길었던 감정신으로 지칠 법도 할 터. 채수빈에게 슬럼프는 없었을까.

“작품에 들어가면 그 인물을 찾아 가는 것이 어렵고, 작품이 끝나면 익숙해졌는데 보내는 것이 힘들어요. 슬럼프는 작품 할 때마다 와요. 그걸 넘기면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을 느껴요. 스트레스가 쌓이면 동네 친구들 만나 얘기하고 장난치면서 풀어요. 엄마와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데뷔 이후 쉼 없이 달려온 채수빈에게 연기자가 아닌 24살의 채수빈으로서 어떤 고민이 있는지 물었다.

“연기랑 같이 갈 수 밖에 없어요. 쉼 없는 작품으로 새로운 인물을 만나다 보니 나를 잃어가는 것 같아요. 선배님들이 ‘휴식을 갖고 너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하셨어요. 여행을 다녀오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2014년 MBC ‘원녀일기’ 심청 역으로 지상파에 데뷔한 채수빈은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매력적인 외모로 드라마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후 청순한 외모에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배역에 도전하며 성장을 이뤘다. 가족에 헌신적인 북한 간첩에서 대학 입시에 사로잡힌 고등학생까지 매번 다른 배역마다 자연스럽게 물든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주연이든 조연이든 부담감이 느껴지는데, 인물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을 해요. 분량은 따라가는 부분이 많으니까, 첫 번째는 체력적인 부분을 신경을 써요. 가령을 인생 연기라고 해주시는데, 쑥스러워요. 제가 한 것보다 감독님이 이끌어 주신 부분이 많아요. 연극부터 시작했던 게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부족한 경험을 책과 영화, 혹은 친구나 자신의 삶에서 찾아본다는 배우 채수빈은 ‘역적’을 통해 또렷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연기력을 갖춘 20대 대표 여배우로 거듭났다.

“매력이 있는 역할이라면 화려한 역에도 욕심을 내고 싶어요. 주변에서 ‘화려하기 보다는 덜 꾸민 게 잘 어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연기자의 길을 차근차근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축복이고, 행복하죠. 삶의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하나 고민도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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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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