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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 확산되는 ‘트럼프 탄핵설’…미국과 한국 증시에 복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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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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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파만파 확산되는 ‘트럼프 탄핵설’…미국과 한국 증시에 복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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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의 탄핵설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혐오즘’이라는 막연한 이유로 출범 이후 20일 만에 제기됐던 1차 탄핵설과 달리 2차 탄핵설은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건이 직접적인 발단이다.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 입장에서 탄핵을 당하는 것은 최대 수치다.

    1년 전부터 각국 대통령이 탄핵에 몰리거나 당하는 경우가 많다. 역외탈세 의혹이 제기된 프랑수아 울랑드 프랑스 전 대통령과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경제파탄 책임이 큰 니콜라스 마두라 베네주엘라 대통령, 부패에 연루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비선 실세가 드러난 박근혜 전 한국 대통령과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 대통령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개별 사유가 있긴 하지만 하나같이 ‘부정직’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2차 트럼프 탄핵설도 쉽게 끝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코미 전 FBI 국장은 ‘옥터버 서프라이즈(미국 대선 직전 달인 10월에 발생한 뜻하지 않은 사태로 그때까지 불리한 후보가 당선되는 상황)’의 일등공신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러시아 커넥션 수사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사전통고없이 해고시킨 일은 미국 국민 사이에 ‘부정직’하다고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행동도 의혹이 커지고 있다.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한 직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커넥션의 핵심 인물과 직접 통화했던 사실에 대해 미국 국민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코미 전 FBI 국장에 대한 의회 청문회가 열리는 과정에서 계속 화제가 되고 그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트럼프 탄핵설에 대한 미국 내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1차 탄핵설이 제기될 당시 여론조사에서 탄핵 지지도는 40%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의 최대 피해자인 히스패닉과 이슬람계를 중심으로 지지 세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대통령의 탄핵 절차는 한국과 다소 차이가 있다. 탄핵 발의는 미국 의회 하원(한국은 국회)에서 일반 정족수로, 탄핵 소추는 미국 하원(한국은 국회)에서 특별 정족수로 확정되는 것은 비슷하다. 하지만 탄핵 결정은 미국은 상원, 한국은 헌법재판소에서 특별 정족수로 확정되는 점이 다르다.

    현재 미국 의회는 상하원 모두 집권당인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탄핵설이 실행에 옮겨질 가능성은 적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인 ‘프리덤 코커스’와 상원에서 공화당 의원이 ’3분의 2‘를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언제든지 변수가 될 수 있다. 프리덤 코커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작품인 ’트럼프 케어‘를 반대해 균열이 난 상태다.

    역사적으로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실제로 탄핵을 당한 사례는 없다. 탄핵 일보 직전까지 몰렸던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은 하원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 소추됐지만 상원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애드먼드 로스 의원의 반대로 1표차로 구제됐다. 1970년대 초반 워터게이트 사태(코미 전 FBI 국장 해임 건을 ‘2차 워터게이트 사태’로 부른다)로 탄핵에 몰렸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자진 하야로 모면했다.

    중요한 것은 2차 탄핵설이 미국 증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랠리’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거침없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 3월초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21000을 돌파한 이후 두 달 넘게 주춤거림에 따라 한동안 잊혀졌던 ‘증시 거품’ 논쟁이 재현되고 있다.

    3년 전부터 거품이 끼었다고 주장해온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가 28배에 도달해 적정수준 20배를 웃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가치모형(FVM=12개월 선행이익률÷10년물 국채금리)으로 현재 주가수준(S&P500지수 기준)을 평가해 보면 2.2배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2.1배에 근접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국채 금리가 장기채 위주로 하락함에 따라 장단기 금리 간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평준화되고 있다. 이러다간 종전에 정책금리를 인상한 이후 오히려 장기채 금리가 떨어지는 ‘그린스펀 수수께끼(GC; Greenspan Conundrum)’ 현상이 뒤늦게 재현되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GC의 뿌리는 ‘그린스펀 독트린’에 있다. 통화정책 관할범위로 자산시장을 포함하는 ‘버냉키 독트린’과 달리 그린스펀은 실물경제만 감안해 정책금리를 변경했다. 이 방식대로 2004년 초까지 정책금리를 1%까지 내렸다가 그 후 인상국면에 들어갔으나 이것이 부담이 돼 시장금리는 오르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의 국채매입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물가와 자산시장 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효과를 거두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형성된 ‘저금리와 레버리지 차입 간 악순환 고리’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 이 때문에 자산시장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황금시대를 구가했다. 실물경기도 실제 성장률이 잠재수준을 훨씬 웃도는 ‘인플레 갭’이 발생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누적됐다.

    이 상황 속에 2007년 여름 휴가철 이후 PIR(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PER(기업수익대비 주가비율) 등이 거품신호를 보내자 자산가격 상승세가 주춤거리면서 저금리와의 레버리지 차입간의 악순환 고리가 차단됐다.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았던 사람의 이자부담이 높아지기 시작됐다.

    이때 자산시장 붕괴를 촉진시켰던 것이 국제유가다. 2008년 초 배럴당 70달러대였던 유가가 불과 6개월 사이에 140달러대로 치솟자 각국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일제히 올렸다. 이를 계기로 자산 가격이 급락하자 마진 콜(증거금 부족현상)에 걸린 리먼브러더스 등 투자은행이 디레버리지(자산회수)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




    ‘기대 가설’, ‘유동성 프리미엄 가설’, ‘분할시장 가설’에 따르면 수익률 곡선이 양(+)의 기울기를 나타내면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어 경기가 회복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반대로 수익률 역전돼 음(-)의 기울기를 나타내면 차입비용 증가로 경기가 침체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아투로 에스트렐라와 프레디릭 미쉬킨 연구에 따르면 국채 10년물과 3개월물의 수익률 곡선 스프레드가 가장 성공적인 경기예측모형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단기 금리차의 ‘수준(level)’이 ‘변화(change)’보다 예측력이 더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뉴욕 연방은행도 장단기 금리차는 실물경기의 선행성을 판단하는 유용한 지표로 4∼6분기를 선행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1970년대 이후 장단기 금리차가 마이너스, 즉 단고장저 현상을 보인 경우 예외 없이 경기침체가 수반됐다. 이 때문에 워런 버핏과 같은 슈퍼 리치는 뉴욕 연방은행이 매월 확률모델을 이용해 발표되는 장단기 금리차의 경기 예측력을 각종 투자판단 때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확률 모델이란 장단기 금리차의 누적확률분포를 이용해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률로 변환하는 모델이다. 이 모델로 추정한 결과 마이너스 장단기 금리차가 경기침체를 예측한 확률은 1981∼82년 침체기의 경우 98%까지 상승한 적이 있었다. 에스트렐라와 미쉬킨의 예측모형대로 현재 10년물과 3개월물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작년 12월 1.5%포인트대에서 1.2%포인트대 밑으로 줄어들어 거의 없었던 경기침체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침체확률이 높아지는 여건에서 자산시장에 낀 거품을 잡기 위해 추가 금리인상과 자산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성급한 출구전략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1930년대에도 당시 Fed 의장이었던 에클스가 성급한 출구전략 추진으로 대공황을 낳게 한 에클스 실수(Eccles’s failure)를 저지를 적이 있다.

    월가에서 트럼프노믹스가 제대로 추진될 것인가를 학수고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2차 탄핵설이 실현될 가능성이 적지만 트럼프노믹스 추진에는 난항이 예상돼 미국 증시 앞날에는 복병이 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작년 9월 이후 ‘체리 피킹’과 ‘환차익’까지 합쳐 25% 이상 수익이 난 외국인에게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어 주목된다.

    <글. 한상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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