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으로 떠났다가 10년 만에 대통령으로 청와대에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당분간 사저에 머무를 계획이다.
대선 기간 선대위 대변인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관저 입주와 관련해 "관저 내 시설 정비가 마무리되지 않아 2∼3일간 홍은동 사저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역대 대통령들은 12월 대선을 치른 뒤 당선인 신분으로 생활하다 이듬해 2월25일 취임 첫날부터 청와대 관저 생활을 시작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궐위선거로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문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부터 바로 임기를 시작한 탓에 종전의 관례를 따르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관저 정비라고 해야 도배를 하거나 가구를 일부 옮기는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구조를 대대적으로 바꾸거나 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영부인인 김정숙 여사는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홍은동 사저에서 쓰던 일부 물품 등을 들고 관저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취임 당시 첫 미혼 여성 대통령이라는 점에 맞춰 각 공간의 쓰임새에 맞게 인테리어를 다시 하고 일부 공간을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최소한으로 관저를 정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문 대통령이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선언하고 새 관저가 정해지는 대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대선 기간에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는 관저를 광화문 인근의 정부 소유 건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