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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엘 클라시코, 리오넬 메시, 그리고 메시의 500호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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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넬 메시가 엘 클라시코에서 추가시간에 극적인 결승골읕 터뜨리고 있다.(사진 = FC 바르셀로나)


참 묘한 시점에서 놀라운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다. 그래서 축구장에는 라이벌이 존재하나보다. 현존하는 최고의 축구 라이벌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며칠 사이를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주중에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연장전까지 해트트릭을 완성시키며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상대는 강팀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그 와중에 FC 바르셀로나는 이탈리아의 전통 강호 유벤투스를 상대로 1골도 뽑아내지 못하고 0-3으로 패하며 4강에 실패했다. 그런 의미에서 곧바로 이어진 엘 클라시코는 FC 바르셀로나에게는 기회였다. 리오넬 메시에게도 이번 시즌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기막히게도 리오넬 메시는 자신의 온몸으로 그 가치를 입증하며 짜릿한 역전승 주역이 됐다. 줄무늬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500번째 골을 터뜨린 영광은 진정한 레전드에게 어울리는 수식어였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가 한국 시각으로 24일 오전 3시 45분 마드리드에 있는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벌어진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라운드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어웨이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종료 직전 극장골에 힘입어 3-2 펠레 스코어로 이겼다.

경기 장소가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이었기 때문에 여러 모로 FC 바르셀로나는 불리했다. 리그 순위표에서도 1경기를 덜 치른 레알 마드리드에 3점을 뒤지고 있기에 사실상 이번 엘 클라시코는 승점 6점짜리 경기나 다름없었다. 배수의 진이라는 말은 이럴 때 FC 바르셀로나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

경기시작 후 28분만에 레알 마드리드의 카세미루가 선취골을 뽑아냈다.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흘러나온 공을 효율적으로 다시 연결해 라모스의 발리슛을 만들어냈고 기둥 맞고 흐른 공을 카세미루가 미끄러지며 밀어넣은 것이다. 여기까지는 홈 팀의 분위기 그대로였다. 8만1044명 마드리드 홈팬들의 환호성이 이 분위기를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FC 바르셀로나가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역시 그 중심에는 리오넬 메시가 있었다. 말라가와의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네이마르가 3경기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당했기에 리오넬 메시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메시는 경기시작 후 20분도 안 되어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아픔을 겪었다. 레알 마드리드의 왼발잡이 풀백 마르셀루에게 팔꿈치로 얼굴을 맞는 바람에 잇몸에서 피를 많이 흘렸다.

그 때문에 입에 거즈를 물고 뛴 리오넬 메시는 33분에 귀중한 동점골을 뽑아냈다. 라키티치가 오른쪽에서 밀어주고 루이스 수아레스가 흘려준 공을 잡아서 침착하게 왼발로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어진 후반전에 놀라운 반전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73분에 라키티치의 멋진 왼발 중거리슛으로 FC 바르셀로나가 역전에 성공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세르히오 라모스의 퇴장(77분) 악재에도 불구하고 교체선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85분에 마르셀루의 도움을 받아 천금의 동점골을 뽑아냈다.

엘 클라시코는 여기까지만 해도 화제를 끌어모으기에 충분했다. 10명이 뛰기 시작한 레알 마드리드가 8분만에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그 가치가 모자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FC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이대로 끝낼 수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결승전을 TV로 지켜보며 부러워해야 할 입장이 됐으니 프리메라 리가 우승 트로피가 그들에게는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그래서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후반전 추가시간 2분도 다 흘러갈 무렵 자신들에게 익숙한 티키타카를 침착하게 구사하며 마지막 역습을 전개했다. 넓은 그라운드를 대각선으로 관통하는 역습 과정이었으니 보는 이들이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리고 호르디 알바의 패스를 받아 리오넬 메시의 마지막 슛이 터지는 순간 FC 바르셀로나는 기적의 승리를 거뒀다.

바로 이 골이 리오넬 메시가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뛴 공식경기 500번째 골이 됐기 때문에 더 감격스러웠다. 리오넬 메시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유니폼 상의를 훌렁 벗어서 팬들을 향해 치켜들었다. 자기 이름을 내걸고 뛴 수많은 경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는 듯 보였다.

리오넬 메시의 이 극장골 덕분에 프리메라 리가 우승 경쟁은 마지막 불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 FC 바르셀로나는 27일 오전 2시 30분 2부리그 강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오사수나(20위)와의 홈경기가, 레알 마드리드는 같은 날 오전 4시 30분(이상 한국시각) 역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16위)와의 어웨이 경기가 예정돼 있다.


2016-2017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3R 결과(24일 오전 3시 45분,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 레알 마드리드 CF 2-3 FC 바르셀로나 [득점 : 카세미루(28분,도움-세르히오 라모스), 하메스 로드리게스(85분,도움-마르셀루) / 리오넬 메시(33분,도움-라키티치), 라키티치(73분), 리오넬 메시(90+2분,도움-호르디 알바)]

◇ 리오넬 메시의 FC 바르셀로나 500호골 기록
- 스페니시 프리메라 리가 343득점
- UEFA 챔피언스리그 94득점
-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 컵) 43득점
- 스페니시 슈퍼 컵 12득점
- FIFA 클럽 월드컵 5득점
- UEFA 슈퍼 컵 3득점

◇ 2016-2017 프리메라 리가 순위표
1 FC 바르셀로나 75점 23승 6무 4패 94득점 32실점 +62
2 레알 마드리드 CF 75점 23승 6무 3패 84득점 36실점 +48
3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68점 20승 8무 5패 60득점 24실점 +36
4 세비야 FC 65점 19승 8무 6패 58득점 39실점 +19
5 비야레알 57점 16승 9무 8패 48득점 27실점 +21
6 레알 소시에다드 55점 17승 4무 12패 49득점 45실점 +4
7 아틀레틱 빌바오 53점 16승 5무 11패 45득점 37실점 +8
8 에이바르 50점 14승 8무 10패 52득점 44실점 +8
9 에스파뇰 49점 13승 10무 10패 44득점 43실점 +1
10 셀타 비고 44점 13승 5무 14패 48득점 52실점 -4
11 알라베스 44점 11승 11무 11패 32득점 40실점 -8
12 발렌시아 40점 11승 7무 15패 47득점 56실점 -9
13 라스 팔마스 39점 10승 9무 14패 52득점 58실점 -6
14 레알 베티스 37점 10승 7무 16패 36득점 51점 -15
15 말라가 36점 9승 9무 15패 38득점 49실점 -11
16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31점 7승 10무 16패 35득점 51실점 -16
17 레가네스 27점 6승 9무 18패 27득점 51실점 -24
18 스포르팅 히온 23점 5승 8무 20패 36득점 66실점 -30
19 그라나다 20점 4승 8무 21패 27득점 70실점 -43
20 오사수나 18점 3승 9무 21패 34득점 75실점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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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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