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구속영장 발부…"혐의소명·도망우려"
고영태 구속영장 발부, `세관장 인사개입 의혹` 고영태 구속
고영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다가 갈라선 뒤 국정농단 의혹을 폭로한 고영태(41)씨가 최씨를 등에 업고 세관장 인사와 관련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정순신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세관장 승진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 2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고씨를 15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 고영태 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주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도망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라고 영장 발부 사유를 설명했다.
고영태 씨는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가까운 선배인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알선 청탁과 함께 2천만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를 받는다. 김씨는 작년 1월 인천본부세관장 자리에 앉았고 올 1월 퇴직했다.
고영태 씨 혐의 등과 관련해 검찰은 이날 천홍욱 관세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세관 인사개입과 금품수수를 고영태 씨의 단독범행으로 보고 국정농단과는 별개 사건으로 수사했다.
이밖에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천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사기), 지인들로부터 끌어모은 2억원으로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 등도 있다.
고영태 씨는 14일 오후 2시간가량 진행된 영장심사에서 3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출석에 불응할 우려가 있다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1일 저녁 경기도 용인 아파트에서 고씨를 체포했다. 고영태 씨 측은 출석 의사를 밝혔는데도 검찰이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했다며 법원에 체포적부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 고영태는 누구 =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처음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법원의 영장 발부로 결국 구속돼 공직 인사개입과 사기 혐의 등을 받는 수감자 신세로 전락했다.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등에서 메달을 딴 펜싱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고씨는 은퇴 이후 여러 일에 종사하다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고, 최씨와 알게 돼 그를 도왔다.
최씨의 개인회사 더블루케이의 이사로 활동할 정도로 최씨의 최측근이었다.
최씨는 형사재판에서 자신이 준 전세보증금 등을 지원받아 고영태 씨가 생활했고 그를 위해 더블루케이를 차려 일하도록 도와줬다는 주장을 폈다.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순실 씨와 고영태 씨 사이가 멀어진 것은 2014년 후반께부터다. 고영태 씨는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사이가 틀어진 이유를 "모욕적인 말과 밑의 직원들을 사람 취급 안 하는 행위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씨 측은 재판에서 고영태 씨와 그 지인 일부가 자신들의 이권 사업을 꾸미거나 미르·K스포츠재단 장악과 돈을 요구하면서 관계가 나빠졌다고 진술했다.
고영태 씨는 관계가 악화하자 최씨가 운영한 강남 의상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한 뒤 최씨의 행동을 촬영한 영상자료와 각종 문건을 언론에 제보하기도 했다.
"최씨가 가장 즐겨하는 취미는 대통령 연설문 고치기"라는 `연설문 수정 의혹` 언론 보도도 고영태 씨 입에서 나왔다.
고영태 씨의 제보는 작년 10월 말 JTBC의 태블릿PC 보도와 맞물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면 위로 폭발시킨 도화선이 됐다.
이후 검찰 수사 협조와 청문회 증언 등으로 그는 일반 시민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관심의 초점이 됐다.
그러나 고영태 씨는 최씨의 측근으로 지낼 당시 최씨의 영향력을 등에 업고 자기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샀다.
법원이 이날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고영태 씨는 얼마 전까지 최순실씨가 머물던 서울구치소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최씨는 지금은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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