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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라인' 임시완 "선한 이미지 이용해 대국민 사기극 펼치고 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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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8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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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이미지를 이용해서 지금 대국민 사기극을 펼치고 있는 거죠"
    임시완은 영리한 배우다. 얼마 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임시완이 웃으며 말했다.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겠지만 그의 말이 맞다. 그는 `미생`의 장그래, `오빠생각`의 한상렬, `변호인`의 진우 등 올곧고 선한 이미지에 맞는 역할을 주로 소화하며 착실하고 바른 배우로 대중에게 각인되었다. 자기에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일찍이 알아본 것이다. 게다가 그가 출연한 작품은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거기에 아이돌 출신 배우에게 늘 따라오던 연기 논란도 없었다. 임시완이 영리하다고 보는 이유다.
    연기력과 스타성, 작품을 선택하는 능력까지 모두 갖춘 그에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작품을 해왔지만 그의 이미지는 결국 `착실하고 바른` 하나의 이미지로 수렴된다. 다양한 연기를 보는 것 역시 우리가 배우를 사랑하는 이유가 된다면 임시완은 그 부분에 있어 조금 아쉬운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역시 임시완은 영리했다. 그의 한결같은 이미지가 굳어질 무렵 사기꾼의 옷을 입고 나타났다. 영화 `원라인`은 평범했던 대학생 민재(임시완)가 전설의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을 만나 은행 돈을 빼내는 신종 범죄 사기단에 합류해 펼치는 짜릿한 예측불허 범죄 오락 영화다. 영화에서 임시완은 바른 청년 이미지를 벗고 능청스러운 사기꾼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본 소감을 말해달라.
    재밌었어요. 감독님이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단역 캐릭터를 다 맛깔나게 살려주셨더라고요. 이 영화의 장점은 곳곳에 등장하는 단역들도 마치 현실 속 존재하는 그들처럼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거예요.
    가장 기억에 남는 단역은 누군가?
    다 너무 좋지만 생각나는 대로 말하자면 일단 종환이 형이요, 영화가 개봉하고서 많이 회자될 거 같아요. 일단 신선하잖아요. 종환 형은 제 계산을 항상 뒤엎었어요. 종환 형만의 예상치 못한 대사들과 호흡법이 나오는데 그게 너무 웃겨서 웃음 참기 힘들었어요. 자유자재로 애드리브 한 동휘 형도 대단했고요. 손 잘린 어머님, 화상 입으신 분, 시계방 장물아비 아저씨 모두 인상 깊어요.
    감독이 `미생` 첫 화보고 캐스팅했다고 하는데 이 영화 출연 결정 이유는 뭔가?
    일단 대본을 재밌게 봤고 돈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공감대가 있더라고요. 재밌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결정적 계기는 감독님과 미팅을 하고 나서예요. 첫 만남 때부터 엄청나게 칭찬을 해주시더라고요. 주로 연기에 대한 얘기였는데 연기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면서 누구보다 잘한다고 말해주셨어요. 국내 국외를 막론하고 칭찬해주시니까 그 말이 기분이 좋아서 이 작품은 꼭 해야겠다 싶었죠.
    `원라인` 민재와 성격이 비슷한가?
    실제 차이는 크게 없어요. 제가 좀 더 따분한 성격이죠.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에 따라 실제 성격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그런 성격이라면 아이돌 활동할 때 즐기지는 못했을 거 같은데.
    어느 정도는 부딪히는 면이 있었어요. 순발력이 뛰어나지 못한데 캐릭터화되는 시간도 있어야 하잖아요. 아이돌 활동할 때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거든요. 전 예열단계가 필요한데 그 시간은 생략하고 4분 만에 끝이 나니까 그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었죠.
    임시완이 가진 이미지가 오히려 영화 속에서 방해가 아닌 무기가 된 것 같다.
    이용했어요. 확실히 도움이 됐죠. 사실 변신을 꾀하는 타이밍에 무뎠었는데 영화 속 그런 작전들은 철저히 감독님 머릿속에서 나왔어요. 되레 사기를 칠 때 흔히 생각하는 사기꾼 이미지처럼 언변을 화려하게 하는 것이 아닌 말갛게, 말간 말투로 연기한 것이 반전이 됐던 것 같아요. 흔히 편견 속에 있는 사기꾼이 아닌 사뭇 다른 이미지의 사기꾼이랄까요?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데 전보다 연기가 늘었다고 생각하나?
    연기에 집중하다 보면 카메라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오로지 나만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런 있을까 말까 한 순간이 와요. 그럴 때를 위해서 연기하는 거 같아요. 이제까지 한두 번 있었어요.
    오래 연기한 배우도 그런 순간을 맞이하기 쉽지 않은데, 언제 느꼈나?
    `트라이앵글`이라는 작품에서 이제까지 만나지 못했던 엄마의 정체를 알게 됐는데 그 엄마를 장례식장에서 사진으로 보고 우는 장면이 있어요. 그리고 `변호인` 접견실 실에서 그걸 느낀 것 같고요.
    어떤 느낌인가?
    완전히 몰입한 느낌이에요. 그런 순간에 쾌감을 느끼죠. 그런 순간이 자주 찾아오진 않지만요.
    민재는 사기꾼이다. 민재가 장그래를 만나면 장그래가 넘어갈까?
    안될 것 같아요. 민재가 칼이고 장그래가 방패라면 방패가 이길 것 같아요. 장그래가 고지식한 면이 있거든요.
    박보검, 강하늘과 함께 `미담제조기 스타`로 불린다.
    착한 이미지 덕에 수혜를 많이 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착하게 봐주셔서 좋죠. 저는 실제로 착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감사해요. 저라는 사람이 그런 이미지에 맞춰 가고 있기도 한 것 같아요. 어쩌다 보니 `엄친아`라는 이미지도 생겨서 `아니다`라고 부정하기 이전에 저를 잘 포장하려고 노력한 것도 있어요. 이런 게 살면서 피곤할 수도 있는데 `애초에 너는 나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여긴 거죠.
    연기를 하면 할수록 드는 생각은?
    요즘은 연기할 때 꽤 흥미가 있어요. `이번 신은 어떻게 찍힐까` 앞으로가 궁금하기도 하고. 새로운 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어요. 제가 연기하는 스타일이, 저를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이었어요. 촬영 전날까지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잠을 못 잤을 정도니까요. 100%에 가깝게 준비해야 했어요. 미장센까지 다 채워서요. 그러니 스트레스였던 거죠.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지배적이다 보니 `내가 이렇게 촬영하다가는 오래는 연기 못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즐길 방법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공부하듯 연기했다면 지금은 어느 정도 저를 풀고 연기해요. 이제는 오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배우로서의 목표는 뭔가.
    현재 연기 방식을 바꿔 가는 과정인데, 그 과정 자체에서 만족감 흥미를 느끼고 있어요. 향후 계속 그 방식을 발전시킬 예정이에요. 궁극적으로는 `편안한 배우`가 되는 걸 목표로 삼고 싶어요. 이미지 변신을 억지로는 하고 싶지 않아요. `원라인`처럼 다른 감독님들께서 갈증을 느끼셔서 저를 찾아주시면 그런 식으로 변신할 수는 있겠죠. 그런 기회가 좋은 거 같아요.
    소속사를 바꾸는데 완전히 배우로 전향하는 건가?
    가수의 꿈은 접지는 않을 거예요. 연예계에 들어온 계기가 노래 부르는 게 좋아서거든요. 실력과는 별개로 노래 부르는 게 너무 좋아요. 노래는 OST나 팬미팅으로 계속해나갈 거예요.
    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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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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