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우려했던 서민들의 대출절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급한 돈을 구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민수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 씨는 최근 급한 돈을 구하기 위해 제주은행 계좌를 만들었습니다.
여러 금융회사를 찾아 신용대출을 문의했지만 번번이 거절을 당한 김 씨는 우연히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제주은행 모바일 대출을 알게 됐습니다.
<인터뷰> 김모 씨 (직장인 / 서울 거주)
"갑자기 몇백만원 정도 융통을 하려고 하는데, 저축은행은 JT친애, OK 다 거절 당했거든요. 다른 은행 모바일도 다 부결났는데, 인터넷 카페보고 혹시나 제주은행 해봤는데 500만원 대출을 금방 받았아요."
실제로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제주은행 모바일대출을 통해 급전을 구했다는 후기들이 쏟아집니다. 며칠새 대출 건수도 몇 곱절이나 늘었습니다.
주요 대도시에 밀집한 금융회사들에 비해 가계대출 여력이 있다보니 비교적 쉽데 대출이 가능한 겁니다.
하지만 갑자기 대출이 늘자, 제주은행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7등급은 대출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전화인터뷰> 제주은행 관계자
"XXXXX라는 카페가 있어요 거기서 회원들이 소액대출 정보를 공유하는 게 있더라구요. 다른 데서 몇군데 거절됐다고 제주은행에서 500만원, 300만원 승인났다. 다 소액대출이에요, 금리도 저희가 2금융권 10%대보다 훨씬 싸거든요."
정부가 사실상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나서면서, 서민들의 자금줄이 묶이고 있습니다.
특히 서민들이 손쉽게 급전을 구했던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가면서 이른바 '대출절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출 문턱이 얼마나 높은 지를 나타내는 대출태도지수는 저축은행와 상호금융, 생명보험사 모두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갈수록 2금융권에서 돈 빌리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여기에 수익성에 도움이 안되는 사잇돌대출이나 햇살론 정책금융상품까지 외면을 받으면서,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저소득·저신용층도 감자기 급전이 필요한데 그런 창구가 없어지기 떄문에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치르고 빌리는 불법사금융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서민들의 대출길이 막히자, 금융당국은 정책금융상품 대출을 적극적으로 하라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매주 대출 총량을 보고해야 하는 2금융권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어, 서민들의 대출 보릿고개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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