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사모펀드 시장은 공모펀드 시장 규모를 크게 앞지르면서 사모펀드 전성시대라는 말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자금 유입규모가 크게 줄고 손실펀드가 늘어나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는데요.
김보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이후 출시된 한국형 헤지펀드의 누적 수익률을 점검한 결과 최근(올해 3월말) 기준으로 헤지펀드 2개 중 하나는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구나 이러한 손실펀드의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갈수록 확대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7월말 기준 전체 헤지펀드들 가운데 70% 가량이 수익을 내던 상황은 12월 60%대로 떨어지더니 올해 3월 56%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이후 출시된 헤지펀드 2개 중 하나는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줄을 잇던 헤지펀드로의 자금 이동도 크게 둔화됐습니다.
지난해 8월 기준 최대 6천억원이 넘게 유입되던 헤지펀드로의 투자금은 올해 들어서는 2천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급팽창하던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주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가장 먼저 특정 상품이 수익률이 좋다면 너도나도 비슷한 상품을 내놓는 쏠림 현상을 꼽습니다.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모두 갖춘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에 투자하는 메자닌 펀드가 우후 죽순으로 생겨나며 투자 물건의 가격이 오르고 해당 펀드의 수익률이 나빠지는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전화인터뷰> 운용업계 관계자
“너나 할 것 없이 메자닌을 한다고 뛰어는 거에요. 딜 소싱(물량 조달)이 너무 안 되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수익이 떨어질 수 없고.. 쿠폰 0% 이런 CB(전환사채)에도 (사모운용사들이) 막 들어가는 거에요.”
다음이 인력문제입니다.
헤지펀드를 운용하기 위해 사모전문운용사를 설립하는 최소기준은 운용인력 3명.
지난해 신설된 사모전문운용사만 90개에 달하는 데 이를 뒷받침할 경험있는 인력이 사실 업계에 부족하다는 겁니다.
<전화인터뷰> 운용업계 관계자
"법적으로 인력은 갖춰야 되는데 운용을 하려는 사람들을 보면 페이가 셀 수 밖에 없어요. 나이제한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한두명을 머릿수 맞추려고 나이 어린, 막 시험을 합격했거나 이런 사람들로 자리를 채운 경우도 있었어요."
지난해 초 국내 헤지펀드 시장을 이끌던 공모주 시장이 하반기들어 크게 침체된 것도 국내 헤지펀드 부진의 한 이유로 꼽힙니다.
호텔롯데 상장이 취소된 후 별다른 대형 IPO물건이 사라지며 인기를 끌던 공모주 펀드들도 시들한 상태입니다.
시장 상황이 이렇자 시장 진입을 노리던 신한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대형사들이 당초 계획을 철회하거나 보류하는 등 관망세로 들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헤지펀드 시장이 양적팽창 단계에서 질적 성장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며 당분간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옥석가리기 단계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보미입니다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