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괴물 쥐`라 부르는 생태계 교란 생물 뉴트리아 담즙에서 웅담 성분이 검출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상대학교 수의대 연성찬 교수팀은 뉴트리아 담즙에 웅담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연 교수팀에 따르면 뉴트리아 담즙의 UDCA 비율은 평균 43.8%로 아메리카흑곰 38.8%, 불곰 18.6%, 오소리 4.5% 등 보다 높았다.
UDCA는 체내 독소와 노폐물의 원활한 배출, 간세포 보호, 신진대사 촉진, 콜레스테롤 감소 등에 효과적이다.
1973년 채택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곰이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보호받으면서 현재 의약품에 함유된 UDCA는 대부분 인공 화학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뉴트리아 지방조직에서 플라스틱, 합성 세제, 화장품 등으로 사용되는 지방산 `팔미트산`도 일부 검출됐다.
팔미트산은 흰색 밀랍 모양의 고급 지방산으로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낙동강유역환경청 의뢰로 재작년 8월부터 8개월간 뉴트리아 20마리를 포획해 진행됐다.
연 교수는 "UDCA 비율이 30%가 안 되는 뉴트리아가 있는 등 개체마다 차이가 있는 편으로 절대적 수치는 아니다"라며 "그러나 표본이 충분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뉴트리아에 UDCA가 다량 함유된 것으로 받아들여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 웅담 성분을 지닌 원료로 뉴트리아 담즙을 활용하면 충분히 산업적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기생충 등 문제가 있어 뉴트리아 야생 담즙을 함부로 섭취하면 안 되며 반드시 가공된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 교수는 `간 손상 예방·개선 또는 치료용 조성물`, `뉴트리아 담즙을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화장료 조성물` 특허 출원을 했다.
또 뉴트리아에서 나온 성분을 의약품이나 화장품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사육 뉴트리아와 야생 뉴트리아의 UDCA 비율 차이는 있는지 등 추가연구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