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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18번째 트로피, '황제' 로저 페더러의 그랜드슬램 도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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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오픈에서 7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로저 페더러(사진 = 로저 페더러)

역사나 스포츠나 영원한 황제는 없는 법이다. 하지만 세계 남자 테니스계의 황제로 불렸던 로저 페더러는 아직 건재했다. 비디오 판독으로 마지막 포인트가 결정되는 순간 페더러는 코트 위에서 두 팔을 들어올리며 아이처럼 기뻐 뛰었다. 어떤 선수들에게는 한 번의 트로피로도 가문의 영광인 그것을 무려 18번이나 들어올리는 순간이었지만 여전히 기뻤다.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17위)가 한국 시각으로 29일 오후 5시 35분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7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9위)을 3-2(6-4, 3-6, 6-1, 3-6, 6-3)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3시간 37분이 걸린 결승전이었고 이 대회 우승 트로피에 다섯 번째 이름을 새기는 순간이었다. 최근 호주 오픈 우승 기록이 2010년이었으니 실로 오랜만에 누리는 기쁨이었다.

이 결승전 전까지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은 34번이나 맞붙어서 라파엘 나달이 23승을 거둘 정도로 상대 전적에서는 로저 페더러가 밀리는 형국이었다. 특히, 메이저 대회 결승전 맞대결 기록만으로도 두 선수는 모두 여덟 번이나 만났으니 이번 결승전이 다시 못 볼 세기의 대결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였다. 그 여덟 번의 메이저 대회 결승 만남 속에서 라파엘 나달이 6승 2패를 기록했고 2008년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결승전부터 2011년 롤랑 가로스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라파엘 나달이 4연속 맞대결 우승이라는 기분 좋은 기억을 지니고 있는 터였다.

그렇기 때문에 로저 페더러는 황제의 부활을 더욱 알리고 싶었다. 상대의 공격을 받아넘기는 과정에서 네트를 넘기지 못한 실수 숫자에서는 페더러 57개, 나달 28개로 두 배가 넘도록 로저 페더러의 실수가 눈에 띄었지만 서브 에이스 숫자(페더러 20개, 나달 4개)와 시원한 포인트 샷 위너 숫자(페더러 73개, 나달 35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만큼 승부의 갈림길에서 노련한 로저 페더러의 경기 운영이 돋보였던 결승전이었다. 먼저 홀수 세트는 로저 페더러가 주인이 되었고 이에 물러설 수 없었던 라파엘 나달이 짝수 세트를 가져갔다.

더이상 물러설 곳 없는 마지막 세트에서도 세트 스코어 2-2를 만든 라파엘 나달이 출발은 좋았다. 다섯 번째 세트 첫 게임부터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것이다. 놀라운 회전수로 감아 때리는 라파엘 나달의 포핸드 다운 더 라운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로저 페더러의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가 겹친 꼴이었다.

라파엘 나달은 그리고 이어진 자기 서브 게임까지 가볍게 따내며 게임 스코어 2-0을 만들었으니 대역전 우승 드라마를 또 한 번 쓰는 듯 보였다. 하지만 로저 페더러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세 번째 게임을 끝낸 뒤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하여 오른쪽 허벅지 근육 응급처치를 받은 뒤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다.

다섯 번째 세트 여섯 번째 게임에서 이 결승전 마지막 반전 드라마가 만들어졌다. 페더러가 2-3으로 밀리고 있는 흐름 속에서 라파엘 나달이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로저 페더러의 특허품이라 할 수 있는 한손 백핸드 크로스가 빛났다. 그리고는 라파엘 나달의 포핸드 역크로스가 옆줄을 벗어난 것이다. 3-3으로 다시 균형을 잡은 로저 페더러는 흔들리는 라파엘 나달의 스트로크를 제대로 읽고 있었다.

특히, 일곱 번째 게임에서 로저 페더러는 144km/h 속도로 휘어치는 세컨 서브로 서브 에이스를 만들어내며 상대 라파엘 나달을 꼼짝 못하게 만들었다. 서브 속도도 중요하지만 구석구석을 어떤 타이밍으로 파고드는가 하는 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주는 명장면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게임에 이르러서는 라파엘 나달의 리턴이 매우 끈질겨 듀스가 두 번이나 이어졌지만 181km/h 속도로 파고드는 로저 페더러의 20번째 서브 에이스가 터졌고 이어서 절묘한 포핸드 크로스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라파엘 나달은 옆줄 밖에 떨어졌다고 챌린지를 신청했지만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호크 아이는 로저 페더러에게 손을 들어주었다.

로저 페더러가 메이저 대회 우승한 것이 2012년 윔블던 챔피언십이니 실로 5년이 다 되어 누리는 감격인 셈이다. 라파엘 나달에게 당한 메이저 대회 결승전 4연속 패배의 아픔도 씻어내는 순간이어서 로저 페더러의 감회는 실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2017 호주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 결과(29일 오후 5시 35분, 로드 레이버 아레나 - 멜버른 파크, 호주)

★ 로저 페더러 3-2(6-4, 3-6, 6-1, 3-6, 6-3) 라파엘 나달

◇ 로저 페더러의 메이저 대회 18회 우승 기록
호주 오픈 5회 : 2004년, 2006년, 2007년, 2010년, 2017년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1회 : 2009년
윔블던 7회 :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2012년
US 오픈 5회 :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2008년

◇ 로저 페더러 vs 라파엘 나달의 메이저 대회 결승전 기록(왼쪽이 우승)
2017년 호주 오픈 : 로저 페더러 3-2 라파엘 나달
2011년 롤랑 가로스 : 라파엘 나달 3-1 로저 페더러
2009년 호주 오픈 : 라파엘 나달 3-2 로저 페더러
2008년 윔블던 : 라파엘 나달 3-2 로저 페더러
2008년 롤랑 가로스 : 라파엘 나달 3-0 로저 페더러
2007년 윔블던 : 로저 페더러 3-2 라파엘 나달
2007년 롤랑 가로스 : 라파엘 나달 3-1 로저 페더러
2006년 윔블던 : 로저 페더러 3-1 라파엘 나달
2006년 롤랑 가로스 : 라파엘 나달 3-1 로저 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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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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