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선택과 집중' 입니다.
SK그룹이 LG그룹의 LG실트론의 경영권을 인수했습니다. SK그룹은 하이닉스를 정점으로한 반도체 산업의 수직계열화의 진일보를 이루게 됐고 LG그룹의 입장에서는 그룹에 남아있던 반도체 산업의 흔적을 말끔히 정리하게 됐습니다.
하이닉스와 실트론 모두 SK그룹도 또 LG그룹이 아니었죠? 먼저 하이닉스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 주도의 빅딜 과정에서 LG반도체와 현대전자의 합병이 있었고, 현대그룹의 분화과정에서 은행관리로 현대를 땐 하이닉스가 됐고 2011년 SK그룹이 인수하면서 오늘날의 SK하이닉스가 된 겁니다.
실트론도 원래 LG그룹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고 1983년에 동부그룹이 미국의 몬산토와 합작으로 설립했던 걸 1990년에 LG그룹이 인수한 것입니다.
반도체에 들어가는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를 반도체를 하지 않는 LG그룹보다 요즘 잘 나가는 하이닉스를 갖고 있는 SK그룹이 가지고 있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겁니다.
이번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먼저 SK그룹은 D램 세계 2위에 만족하지 않고 낸드의 선두권 도약을 위해 이미 청주에 대규모 투자를 밝힌 바 있고, OCI로부터 SK머티리얼을 인수해서 시너지를 키우면서 또 하나의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으로 평가를 합니다.
돌이켜 보면 불과 5년 전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SK그룹의 위상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분기에 1조 2천억씩 이익을 내는 회사를 갖게 되면서 그룹의 외형을 키운 건 물론이고 내수위주의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완연히 달라졌습니다. 잘한 M&A의 선례가 됐습니다만 제 기억으로는 당시엔 많은 전문가, 하물며 그룹 내부에서도 무리한 인수라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왔습니다.
반대로 실트론을 정리한 LG그룹도 잘 한 결정으로 평가합니다. 전자, 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전장부품, 에너지 저장장치에다, 작년에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면서 화학에서 바이오까지 수직계열화를 했습니다.
LG그룹의 한가지 남은 숙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입니다.
아마도 이 그룹의 가장 크고 어려운 결정이 될 겁니다. 지금 LG전자의 스마트폰은 삼성, 애플은 물론이고 중국의 로컬 업체들에게까지도 많이 뒤쳐져있습니다. 매번 나오는 신제품에는 혁신성도 나쁘지 않고 나름의 평가도 있었는데 매번 실패합니다.
한마디로 LG만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측면도 있고 이미 규모의 경제가 주는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LG전자가 LG그룹이란 배경이 없는 그저 스마트폰만 만드는 회사였으면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 팬텍과 다른 결과를 보였을까요? 냉정하게 말씀 드려 그리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LG전자에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모바일에 더 큰 투자를 하든지 포기하든지 말입니다.
많은 야권 대선주자들이 재벌의 개혁을 얘기합니다.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재벌 해체를 공공연하게 얘기합니다. 그 논리가 맞고 틀리고를 논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우리 재벌그룹들의 선택과 집중은 이제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올해 내내 대기업간의 이른바 빅딜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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