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주에는 어떤 소식 준비하셨죠?
<기자>
네. 오늘은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SK케미칼의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가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판매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지난해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유럽과 미국 시장에 진출했지만,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바이오신약이 유럽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의미가 더 있습니다.
이번 판매 허가 획득으로 SK케미칼은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유럽 시장 판매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현재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내 주요 5개국에서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4조 2,000억원에 달합니다.
제약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SK케미칼이 유럽 내에서 10% 시장, 약 4천억 정도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앱스틸라는 2009년에 SK케미칼이 다국적 제약사인 CLS에 기술을 수출한 제품입니다.
관련 매출이 모두 SK케미칼로 잡히는 것은 아니고, 통상 판매에 따른 로열티 5% 정도를 받는다고 하면 연간 200억원 수준의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갑자기 드는 의문인데요, 이 제품은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제품인가요.
<기자>
우선 답부터 드리면 아닙니다.
앱스틸라는 이번 유럽 허가 이외에도 지난해 5월 미국 FDA의 시판 허가를 받아 판매에 돌입했고 12월에는 캐나다에서도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우선 국내에서 임상 시험을 해서 판매허가를 받고 이후에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보통이거든요.
그런데 이 제품은 국내가 아닌, 미국과 유럽에서 먼저 판매 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지난 주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미국과 유럽 시장이 전세계 제약 시장의 70% 가까이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거든요. 국내 시장은 2% 시장이구요. 처음부터 큰 시장을 공략한 거죠.
이에 대해서 SK케미칼은 "세계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상용화 여부가 제품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번주는 중국의 사드 보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주였습니다. 화장품에서부터 시작해 관광, 이제는 의료기기와 제약 기업들도 노심초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인허가의 문제부터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으로 의료기기를 수출할 경우 중국 식약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유 없는 지연'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는 게 의료기기업체들의 설명입니다.
관계자의 증언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중국 의료기기 수출업체 관계자
"지금 (사드)로 난리입니다. 사드 자체로 인허가가 높아졌다 뭐 이런건 없습니다.
그건 없는데 다른 걸로 딴지를 겁니다. 규정을 바꾸기 보다는 한국 기업이 시험 검사를 받으러 가면 그 시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거나 누락을 시킨다거나 합니다. 치사하긴 한데 그런 식의 일들이 돌려서 많이 생깁니다. 중국은 병원이 대부분 공공기관입니다. 공공조달 시장의 납품에 제한을 줍니다. 중국하고 얘기를 해보면 뭐 (사드) 영향 안미친다고 중국 사람들은 얘기하는데 행동으로는 그 영향이 미쳐요."
실제로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는 의료기기 경영허가증을 갱신하지 못해 7개월 동안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경영허가증이란 쉽게 말해 영업허가증 같은 겁니다. 5년마다 한번씩 갱신을 하는데, 통상 한번 받아놓으면 갱신이 바로 되거든요. 그런데 이걸 막아버린거에요.
오스템임플란트가 중국에서 분기 평균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요, 이 일로 인해서 2분기 38억원 3분기 9억원으로 매출이 뚝뚝 떨어졌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중국 정부로부터 인허가를 받아도 제품 판매에서 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앞서 인터뷰에서도 확인하셨듯이 중국 병원의 90% 이상은 국가가 직접 경영하는 국공립 기관입니다.
이들 병원들은 의료기기나 자재, 약품의 70% 이상을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정부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자금력이 있는 다국적기업들은 중국에 직접 생산공장을 만들고, 여기서 제품을 생산해 70% 시장을 공략하거든요.
그런데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에요. 공장을 지을 수 없어서 직접 수출을 하거나 임시방편으로 중국기업들과 합작 판매 법인을 만들어요. 그래서 나머지 30% 시장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엔 사드 보복으로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병원 자체가 공공기관이다보니 중국 정부의 외교노선에 따른 '입김'이 그대로 작용해서 한국 제품을 그냥 안쓰는 거에요.
그러다보니, 중국 제약사들 입장에서도 한국 제약사와 기술을 개발해 봤자 중국 시장에 납품할 수 없으니 계약을 해지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유한양행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해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사와 폐암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해 12월 특별한 이유 없이 계약을 해지당했고, 심지어 계약금조차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기업이나 중국 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기업들에게도 여파가 미칠 수 있는거 아닌가요?
<기자>
네 정확히 보셨습니다.
2015년에 CJ헬스케어는 중국 제약사 뤄신사에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기술 수출을 진행했습니다. 유한양행에게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를 한 그 제약사입니다.
이 제품은 CJ헬스케어의 주력 제품입니다.
물론 유한양행과 같은 결과가 나지는 않겠지만, 사례가 있는 만큼 충분한 주의가 필요할 거 같습니다.
일양약품도 중국에서 백혈병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겠다고 중국 식약당국에 신청해 놓은 상태인데요, 중국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이외에도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인 보툴렉스, 지엔티파마의 뇌졸중치료제, 녹십자의 혈우병치료제 등이 중국에서 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기업들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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