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서적 부도로 출판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2000여개 출판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대형 서적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내면서 출판계는 당장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와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는 송인서적측과 함께 이날 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북센에 이어 서적 도매상 2위 규모인 송인서적은 출판사들로부터 책을 받아 서점에 공급하고 대금을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서적 유통을 담당해 왔다. 전날 100억원 규모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낸 상태다.
출판계에서는 210억원대인 전체 어음 외에도 송인서적의 부채 규모가 큰 만큼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출판사 관계자는 "회생 논의가 있었지만 부채가 너무 많아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송인서적 측은 회의에서 출판사, 단체에서 대표성 있는 채권단을 구성해 자산과 채권에 대한 권한을 양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출판사와 서점들은 일단 한국출판인회의에 채권과 송인서적 창고에 남아있는 재고 40만부를 넘기고 이후 채권단을 구성해 서점의 반품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송인서적의 부도로 특히 현금 거래를 주로 해 온 대형 출판사보다 중소형 출판사가 입는 타격이 클 전망이다.
서점계의 피해도 예상된다. 특히 도매상 2∼3곳과 거래하는 중형 서점과는 달리 거래처를 여러 곳에 두기 어려워 송인서적과만 거래했던 소규모 서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서점 업계에서는 거래처가 송인서적 한 곳 뿐인 서점이 4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서점은 당장 반품과 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반품되지 않는 책을 보관할 곳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서점 대표는 "오늘 당장 반품을 하려 해도 할 수 없고 정산도 되지 않고 있다"면서 "벌써 송인서적과 거래했던 주변의 작은 서점들이 다른 도매상들을 소개해달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재고가 소진된 이후에는 송인서적과만 거래했던 소규모 출판사의 책 공급에 일부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출판사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