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도매가가 폭락했는데도 동네 치킨 가격은 요지부동인 상황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사상 최악으로 평가받는 이번 AI의 여파로 닭고기 수요가 급락하면서 12월 들어 닭고기 도매가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3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 기준) 도매가는 지난달 16일만 해도 1천890원이었으나 지금은 1천390원으로 26.5% 폭락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 가격도 지난달 말에는 ㎏당 5천980원이었으나 지금은 4천980원으로 16.7% 하락했다.
AI 확산으로 불안해진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찾지 않아 소비가 크게 줄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그러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비롯한 일선 치킨 전문점에서 파는 각종 제품 소비자가는 AI 발생 전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 없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인 N치킨 독립문점의 경우 대표 메뉴인 `양념반 후라이드반` 가격이 1만6천원으로 AI 발생 전과 동일하며 인기 메뉴인 `오리엔탈파닭` 가격도 1만8천원으로 변화가 없다.
다국적 치킨 전문점 KFC도 닭고깃값 폭락으로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으나 주요 메뉴의 가격을 조정하지 않고 있고, 개인 점주가 운영하는 P치킨 경복궁점 역시 `양념반 후라이드반` 메뉴가 AI 발생 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게 1만7천원이다.
치킨업계에서는 수시로 변하는 닭고기 도매가를 그때그때 소비자가에 반영하기가 어렵고 업체에 따라 육계 물량을 사전 계약을 통해 공급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N치킨 관계자는 "지금은 닭고깃값이 하락했지만 내달 중순 이후로는 가격이 크게 오른다는 전망도 있다"며 "육계 도매가격 변동 추이를 그때그때 소비자가에 반영하기보다는 중장기적 추세를 보고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에 육계를 공급하는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계속 변하는데 마리당 몇백 원 내리거나 올랐다고 그때그때 가격을 조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지금은 가격보다도 치킨 수요 자체가 크게 줄어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