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영남에게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대중을 기만했다며 사기죄를 처벌해 달라 했다. 매니저 장모씨에 대해서는 징역 6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21일 오후 3시 서울시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8단독 주관으로 조영남의 사기혐의에 대한 세 번째 재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 봤을 때 피고인에게는 기만행위가 있었고,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총 20명의 피해자가 있었다"며 "일부 환불은 되었지만 전체적으로 다 피해 회복이 안 됐다"며 조영남에 대해 징역 1년6월을 구형했다. 더불어 매니저 장씨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을 구형했다.
이날 조영남 측은 "기만행위가 없다. 조수를 숨겨놓고 속인 적이 없다. 전시회 때도 조수를 동행했고 큐레이터에게도 소개했다. 내가 그림을 얼마나 어디서부터 참여했는지 숫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건 예술이 아니다. 마무리 터치는 무조건 내 몫이었다"고 강조했다.
조영남은 무죄를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현대미술의 특이점을 들었다. "현대 미술은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소재인 화투를 재료 삼아 아이디어를 냈다. 나는 팝아티스트로서의 역할을 했다"면서 "무명화가는 내 사인을 위조해 두 점의 작품을 몰래 팔기도 했다. 나는 그 친구 사정을 알기 때문에 고소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가 판매한 모든 그림은 내가 마무리하고 사인을 했다"고 말했다.
매니저 장씨는 눈물을 흘렸다. "선생님(조영남)은 그림이 인생의 낙이다. 라디오 하는 시간을 제외하곤 그림을 그리셨다"며 안타까워했다. 변호인은 "매니저 장씨는 조영남을 도와 문자로 그림을 판매했을 뿐이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변호인은 "해당 법률에 많은 견해가 엇걸리고 있다. 법조인들도 이게 헷갈리고 찬반 양론이 형성 되고 있다"라며 "고의가 없었다. 정당한 사유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조영남은 최후 변론에서 "하고 싶은 말은 거의 없고 저는 제가 자랑거리가 하나 있었는데 경찰한테 잡혀서 심문이나 취조 받은 게 한 번도 없다는 거였다. 제 자랑거리가 하나 없어져서 섭섭하다"며 "현대미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했지만, 저로 인해서 `현대미술이 살아 있구나`라는 걸 알려주게 돼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영남은 "이 사건으로 인해 평소 데면데면했던 딸과 관계가 급격히 좋아져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