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뺑소니 사고를 낸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씨가 6일 경찰에 출석해 2차 조사를 받았다.
강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께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고 성실히 조사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했는지, 음주운전 사실을 구단에 숨겼는지 등 이어진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하다"라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검은 코트 차림에 굳은 표정의 강씨는 당초 오후 3시 경찰에 출석하기로 했지만 예정보다 15∼20분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강씨에 대한 조사는 사고 당일에 이어 이날이 두번째다. 경찰은 이날 동승한 친구와 미리 짜고 `운전자 바뀌치기`를 시도했는지 집중 캐물을 방침이다.
사고 직후 강씨는 호텔로 들어가버렸고 동승자 유모(29)씨는 경찰에 "내가 운전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블랙박스 확인 결과 강씨가 운전한 사실이 들통났다.
강씨는 지난번 경찰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이유로 "친구라서 선의로 그랬다"며 강씨와 사전 공모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강씨를 상대로 유씨에게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해달라고 부탁 또는 강요를 했는지, 유씨의 거짓 진술 계획을 미리 알았는지 등을 물을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조사가 2시간 이상 길어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앞서 강씨는 2일 오전 2시48분께 음주 상태로 BMW 승용차를 몰고 삼성역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그대로 달아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사고후미조치) 혐의로 입건됐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치인 0.084%였지만, 강씨는 누적 적발 횟수가 3차례가 돼 `음주운전 삼진아웃제` 적용으로 면허를 취소당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