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1860-1911)의 교향곡 2번 `부활` 악보가 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악보로는 역대 최고가인 450만파운드(약 65억6천만원)에 낙찰됐다.
말러가 손으로 직접 쓴 232페이지 분량의 이 악보에는 파란색 크레용으로 수정·삭제하거나 주석을 달아 놓은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이 악보는 미국의 아마추어 지휘자이자 말러 전문가였던 길버트 캐플런이 소유하고 있었다. 캐플런은 말러의 교향곡 2번에 매료돼 올해 초 숨을 거두기 전까지 이 작품을 지휘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부활`은 인간의 삶을 성찰하는 말러 교향곡 가운데 죽음과 부활을 표현한 작품으로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소더비는 이번 낙찰가에 견줄 만큼 고가에 팔린 악보로는 1987년 런던에서 250만파운드(36억5천만원)에 팔린 모차르트 교향곡 9번, 1994년 150만 파운드(21억9천만원)에 팔린 로베르트 슈만의 교향곡 2번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더비 측은 "이 악보는 말러가 남긴 그대로의 형태를 보존하고 있으며 그의 작곡 과정을 반영하고 드러낸다"며 "경매에서 말러 교향곡 전체 악보가 팔린 것은 이번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에는 4명이 전화로 입찰했으며 최종 낙찰자는 익명을 요구했다.
이날 경매에 함께 오른 베토벤의 현악4중주를 위한 B단조 알레그레토 악보는 베토벤의 것으로 알려진 서명이 포함됐으나 진위 논란이 있어 낙찰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