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원리금에 대한 분할상환 비중이 늘면서 우리 가계의 소비를 제약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7일 `미래 부실위험 높이는 가계부채, 현재 소비에는 플러스 요인`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최근 몇 년간 분할상환이 늘면서 가계 소득 중 원리금 상환으로 지출되는 부분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실제 전체 가계대출 중 분할상환 비중은 올 6월말 현재 41%로 지난 2010년말 6.4%보다 34.6%포인트 높아졌으며 계속 상승중입니다.
특히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부담이 줄고 있는 가운데서도 원금 상환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계 원리금상환비율은 2013년 20.6%에서 2014년 23.1%로 높아졌습니다. 또 가계부채 보유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 부담액은 같은 기간 30.1%에서 33%로 상승했습니다. 소득에서 원리금상환 지출이 커진다는 것은 소비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 됩니다.
이 연구위원은 소득에 비해 가계부채나 원리금상환의 비율이 높은 가계의 경우 새로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어 소비여력 부족을 만회하기가 더욱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채 비율이 높아지면서 소비증가율도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250%를 넘어서면 소비증가율이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원리금 상환부담 역시 소득의 30%를 넘어가면 소비증가율이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창선 연구위원은 "최근 정책당국이 가계부채의 양적 증가세를 억제하는 각종 조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자산가격이나 소비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금융기관들이 대출을 꺼리게 되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부채에 의존해 소비를 해 온 가구들은 소비여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분할상환 확대와 더불어 전반적 대출 축소가 야기할 소비위축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가계부채 대책은 현재의 소비, 미래의 위험과 함께 주택가격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라며 "가계부채 대책은 가계부채가 야기할 미래의 위험과 주택가격, 현재의 소비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잡아가면서 연착륙시키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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