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은행 민영화와 관련해 취재기자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연 기자.
먼저 이번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 의미는 무엇일까요?
<기자>
네, 앞서 '4전5기'라고 여러번 강조됐는데요.
무려 15년여만에 정부 소유 은행에서 다시 시장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고, 또 매각을 시도한 이후 4번의 실패를 딛고도 끝내 성공했다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정부가 대주주로 자리하고 있어서 민간 은행임에도 불구하고 이익극대화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최근 수년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왔지만, 과거 예를 들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부 입김이 작용해 부실을 알고도 지원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민영화 성공이, 또 특히 은행권에는 새로운 경영모델을 제시하는 '과점주주체제' 지배구조가 남다른 의미를 더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모두 7개의 투자자가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이 되었는데요. 다양한 회사들이 각기 다른 목적을 두고 투자에 나섰다고요?
<기자>
이번에 매각된 지분 29.7%를 나누어 인수하는 투자자는 증권사 2곳, 운용사 2곳, 생보사 2곳, 그리고 사모펀드 1곳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 프리이빗에쿼티(PE) 등 5곳은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해 우리은행 경영에도 직접 참여합니다.
유진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가 주된 목적으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은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효과를 주목하는데요.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가 내년초 출범 예정인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이기도 합니다.
카카오뱅크와 우리은행, 온오프라인 은행을 통해 금융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을 볼 수있죠.
아이러니하게 우리은행은 또다른 인터넷은행인 K뱅크의 주주이기도 합니다. 우리은행의 또다른 과점주주인 한화생명 역시 K뱅크 지분을 갖고 있는데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우리은행 과점주주간 이해관계도 상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우리은행으로 돌아가, 사모펀드인 IMM PE는 경영권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향후 남은 정부 지분 매각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예비입찰에 국내 투자자 만큼이나 관심을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미 대선 이후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앞으로 우리은행의 모습은 또 어떻게 변화될까요? 다시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도 전망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민영화를 위해서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자산운용사 등 알짜 자회사들을 팔고 금융지주를 해체했었는데요.
우리은행 측은 민영화만 성공된다면 다시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해왔고, 또 정부 역시 "새롭게 지배구조가 만들어지면 논의할 수 있다"며 다소 긍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내왔습니다.
점점 금융의 벽이 허물어져가고, 또 전통적인 은행 영업만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는 시대가 되면서,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경쟁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민영화 성공 이후 바로 오늘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내년에 추진할 신성장 동력으로 가장 먼저 '금융지주 체계 구축'을 꼽았습니다.
민영화 성공으로 이광구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가운데, 우리은행은 이르면 내년 초 금융지주회사로 전환을 추진한 뒤 일단 은행의 7개 자회사(카드, 종금 등)를 지주체제로 재편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후 지주 중심으로 증권이나 보험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앵커>
우리은행의 새로운 경영체제 구축으로 은행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각에서는 연말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보다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이 은행권에 지각변동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리딩뱅크'를 둘러싸고 4대 금융지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최근 수년간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온 신한금융, 그리고 대형 증권사 인수로 종합금융사의 균형을 잡은 KB금융, 자산규모 기준으로 1위를 차지한 하나금융에 우리은행까지 다시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다면 국내 금융권에도 상당한 지형 변화가 예상되는데요.
4대 은행 모두 총자산이 300조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어 경쟁도 더욱 가열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쪼록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말 처럼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퀀텀점프를 하게 되는 견인차가 되길" 바라봅니다.
<앵커>
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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