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대학생들이 오는 15일 시내 곳곳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벌인다. 지난 주말 민중총궐기에서 드러난 국민적인 분노를 이어가기 위한 목적이다.
서울대와 성균관대, 고려대, 이화여대 등 서울 지역 15개 대학 학생 30여명이 모여 꾸린 `숨은주권찾기 태스크포스(TF)`는 15일 오후 도심 곳곳에서 동시다발 시위를 할 계획이다.
서울대·중앙대·숭실대는 강남역에서,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는 신촌에서, 한국외대·서울시립대·경희대는 한국외대 정문에서, 성신여대·국민대·성균관대는 대학로에서 집회·행진을 한다. 집회 신고를 마쳤고, 구체적인 행진 경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TF 이름도 현 정부 임기 내내 정부가 사실상 `비선 실세`들에 의해 움직였다는 점을 강력히 비판하는 동시에 그들이 숨긴 주권을 찾자는 취지에서 `숨은주권찾기`로 정했다.
이번 집회는 서울대 공대생의 제안이 계기가 됐다.
자신을 의경 출신이라고 밝힌 그는 지난달 말 학내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1987년 6월 민중항쟁 당시 서울 시내를 거닐던 시위대는 밝은 햇살 아래 움직였다. 시위대가 강남, 신촌, 여의도를 향한다면 더욱 많은 사람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려 대학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TF에 참여한 김민주(23·여)씨는 "서울대 학생을 중심으로 진행되다 온라인을 통해 알음알음 각 대학 학생들이 모이게 됐다"며 "대부분 학생회와는 관련이 없고 시위 경험이 없는 평범한 학생들이지만 지금 시국에서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에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서울대 교수와 동문이 "여러분이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며 후원금 수백만원을 모아줬다고 한다.
이들은 15일 동시다발 집회를 온라인으로 홍보하는데 더해 12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유인물을 뿌리며 참가를 독려했다. 15일 동시다발 시위에는 지역별로 100명 이상의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민중총궐기`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나 시위를 꺼리는 학생, 시민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행진 때는 가면을 쓸 방침이다.
김씨는 "100만명이 모인 민중총궐기에서도 나타났듯 시민의 분노는 사그라지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6월 항쟁도 도심에서 시작한 것처럼 민중총궐기 이후 우리의 행진으로 `박근혜 하야`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