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미국 한인 동포들의 1인 시위가 로스앤젤레스와 워싱턴DC에서 벌어졌다. 이들 시위는 주말을 거치면서 그 규모와 지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 있는 LA총영사관 앞 보도에서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동포들의 1인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
LA 시국회의라는 단체가 주도한 1인 시위는 지난달 31일 시작됐다. 시위 시작 때 4명이던 인원은 벌써 7명으로 늘었다.
LA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보를 얻어 자발적으로 온 한인 동포 직장인들이 매일 점심시간 자체 제작한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한글과 영어로 된 팻말에 `국정농단 국민 기만`이라는 문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주장했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이게 나라인가"라면서 "착잡하고 창피하다"고 소회를 토로했다.
미국에 이민 온 지 30년째인 40대 중반의 워킹맘 린다 리 씨는 "한국 역사에 관심 없던 아이들이 도리어 최 씨의 국정농단 문제를 내게 묻는다"며 "재외동포들도 너무 창피하고, 나쁜 일로 한국이 알려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자랑스러운 우리나라를 위해 잘못된 것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 바로잡고자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박 대통령이 책임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날 수도인 워싱턴DC에 있는 주미대사과 앞에도 1인 시위가 등장했다.
미주희망연대 소속이라고 밝힌 두 명은 오후 1시간가량 `하야하라, 박근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앞으로 매일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오는 5일 백악관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LA 시국회의, `내일을 여는 사람들`, `사람 사는 세상` 등을 포함한 미주 지역 한인 단체들은 국내에서 진행될 오는 12일(한국시간) 민중총궐기 행사에 맞춰 11일 LA총영사관앞과 뉴욕 맨해튼, 버지니아 애넌데일 등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에 앞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한인 유학생들은 1일 시국 선언을 발표하고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