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불필요한 회식과 음주 문화는 크게 줄었지만 상권이 붕괴되고 영세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위태로워지는 부작용도 발생했습니다. 법 시행 한달 동안의 변화상을 세종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박준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9월28일부터 청탁금지법이 시행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행정 도시 세종시 인근의 상권과 중소 사업체들은 상당수가 폐업의 수순을 밟고 있다며 울상입니다.
(인터뷰) 방영옥 세종시 음식점 사장
"업종을 변경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고 할 수 없이 직원 몆 명을 내보냈지만 그래도 살수가 없을 정도다"
단가가 높은 고급 식당은 물론 1만원 안팎의 식사 위주의 식당들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김태진 세종시 음식점 사장
"가격이 비싼 가계가 타격이 있다지만 우리처럼 식사가 주를 이루는 식당들도 너무 어렵다"
세종시 중심에 대형 식당들이 밀집된 한 대형 건물의 경우 80%에 가까운 업체들 9월 이후 관리비를 체납하고 일부는 제2 금융권을 통해 급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회식과 술자리가 줄면서 늘어난 시간을 알차게 이용하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스탠딩) 박준식 기자
"법 시행 이후 넉넉해진 저녁 시간을 이용해 운동이나 자기개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은 긍정적인 효과입니다."
실제로 최근 신한카드 분석을 보면 저녁 시간대 법인카드 이용 시간이 한 시간 앞당겨졌고 택시의 경우 19시 시간대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일부 부처는 중국어 회화 강좌를 추가로 개설하거나 부서 단위로 테니스 동호회를 구성하는 등 새로운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의열 세종시 테니스 강사
"회식 등이 줄면서 그 시간을 이용해 운동도 하고 축구도 하려는 분들이 늘고 있는데, 건강도 챙기고 좋은 것 같다"
청탁금지법 시행 한달. 아직은 불법의 범위와 해석에 대한 논란이 여전하지만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이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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