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청순한 이미지의 아오이 유우를 기대하고 그가 주연한 영화 `오버 더 펜스`를 본다면 심한 배신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오이 유우는 "저 자신도 본 적 없는 표정이 신선했다"고 했을 정도로 이 영화에서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는 14일 오후 부산국제영화제를 `깜짝` 방문해 야마시타 노부히로 연출 감독과 함께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광장에서 열린 오픈 토크와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오버 더 펜스`는 부산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됐다.
아오이 유우는 "아이가 순수성을 지닌 채로 어른이 됐는데 그로 인해 사회와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고, 사람과 사귐에서도 갈등을 겪는 인물"이라며 그가 연기한 사토시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오버 더 펜스`는 이혼 후 고향인 일본 하코다테로 돌아가 직업학교에서 목수 일을 배우는 40대 남자 시라이와(오다기리 죠)와 낮에는 놀이공원,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사토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사토시는 낮과 밤이 다른 직업을 가진 것처럼 한편으로 가식이 없는 순수함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런 순수함이 주변 세상으로부터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녔다.
아오이 유우는 "사토시는 정(靜)과 동(動), 양쪽의 균형을 잡기가 상당히 어려운 역할이었다"며 "연기할 때 저 자신이 객관성을 잃어버려 사토시가 상처를 받고 있는지, 아오이가 상처를 받는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됐다"며 이번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는 영화의 첫 등장에서부터 `충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극 중 시라이와와 사토시가 처음 조우하는 장면에서 아오이 유우는 이른바 구애하는 타조 춤을 춘다. 이후에도 여러 종류 새의 구애춤을 춘다.
"시나리오에 새의 구애 댄스를 춘다고 쓰여 있는 것을 봤을 때 놀랐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요. 자료를 많이 찾아봤지만 어떻게 춰야 할지 도저히 몰라 제가 아는 안무가에 조언을 구했습니다. 그분이 알려준 것을 기본으로 해서 나머지는 현장 분위기에 따라 춤을 췄습니다."
야마시타 감독은 아오이 유우의 춤 연기를 보고 "`사토시가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영화 전체를 끌어갈 실마리를 얻은 느낌이었다. 이후 연출에 대한 지침과 방향을 찾을 수 있었다"고 그의 연기를 칭찬했다. 실제 영화를 촬영할 때 그의 타조 구애춤이 첫 촬영분이었다.
그는 "아오이는 힘을 안으로 품고 있는 배우여서 이런 배우라면 사토시를 어떻게 연기할까 기대가 되고 흥미도 느꼈다"며 아오이의 `파격 변신`을 끌어낸 캐스팅의 계기를 전했다.
아오이 유우는 "한국영화를 꽤 많이 보는데 감독뿐 아니라 배우들도 너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해본 적이 없는 연기가 막 쏟아져 나오기에 보고 있으면 즐겁고 무엇보다 에너지가 넘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