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저성장, 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외화를 통한 환테크가 각광받고 있다고 합니다.
환테크, 어떻게 현명하게 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증권팀 임동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환테크 하면 가장 먼저 달러에 대한 얘기를 해야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미국이 12월에 금리를 올리면 달러가 강세로 갈 것이다.` 이런 전망이 있는데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큰가요?
<기자>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달러가 강세로 갈 것이라는 의견에는 미국 금리가 오르게 되면 돈이 몰리게 되고 따라서 수요가 늘어나서 가치가 높아진다는 논리인데요.
지난 해 말 역시 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강세로 갔었습니다 .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 연준은 1.00%p 수준이던 금리를 25개월에 걸쳐 5.25%p 수준까지 끌어올렸지만 달러 가치는 오히려 4.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2004~2006년 사이에도 같은 현상이 있었는데요.
달러가치를 가늠하려면 금리도 중요하지만 글로벌 전체 경기가 개선되고 있는지 여부와 재정상황을 살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특히 올해는 연말 환율시장의 최대변수는 미국 대선이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김보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가 12월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을 할 것이란 예상이 높습니다.
금리인상은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행위인 만큼 이에 따라 달러는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1240원으로 연고점을 찍은 후 130원 가량 낮아진 상태.
전문가들의 예상대로라면 연말로 갈수록 달러 강세 흐름에 따른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직 환율 시장의 흐름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미국의 대선 결과가 외환시장의 방향성 180도 완전히 바꿔놀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달러 강세 흐름이 강화될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인터뷰>에릭 놀랜드 시카고상업거래소 수석이코노미스트
“트럼프의 경제 어젠다는 ‘큰 폭의 재정확대’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다면) 조세를 인하하고 인프라와 국방비 지출을 늘릴 것이다.초재정적자가 발생하겠지만 경기는 부양될 수 있다.(금리 인상 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연준은 금리 인상을 하기 쉬워지고 이에 따라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반면 힐러리가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달러가 약세 흐름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인터뷰> 에릭 놀랜드 시카고 상업거래소 수석이코노미스트
"힐러리는 감세를 원하지 않는다. 때문에 재정 확장 정책 역시 펼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힐러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 대부분을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준 역시 지금처럼 완만한 통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대선 토론회 이후 힐러리가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4원이나 급락하며 1096.5원을 기록한 게 이런 시장의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편 대부분의 글로벌IB들은 대선 이슈보다는 미국의 금리인상 이슈에 주목하며 향후 달러 흐름을 강세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올 4분기 중으로 원·달러환율이 1250원을 찍고 내년에는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IB들의 전망을 집계해 연말께 원달러 환율이 12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그래도 연말 달러강세가 나타날 것이란 의견이 큰 것 같은데요.
아직까지는 달러를 더 담아도 될 것 같은데
실제로 시장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원·달러 환율은 1110원대로 올해 2월 1241원까지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10% 정도 내린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은 달러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황인 만큼 앞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에 달러 상품에 몰리고 있습니다.
최경식 기자가 직접 증권사를 찾아서 현황을 살펴봤습니다.
<기자>
올해 6년차 직장인 박모씨.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그는 최근 환테크를 통한 자산 증식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개인투자자 박모씨
"저금리 현상이 장기간 지속되다보니 마땅한 투자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저점에 도달한 달러가 앞으로 오를 가능성이 많아 600만원 어치의 달러를 매입했다."
저금리 현상의 지속과 원달러 환율의 약세로 인해 유용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환테크.
원달러 환율이 지난 2월 연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서, 달러화의 가치가 저점을 찍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앞으로 달러 가치가 오를 것을 대비해 매입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8월말 기준으로 외화예금 잔액은 673억 4,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1.68%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달러예금은 569억 2,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2.11%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저성장 국면의 장기화로 인해 해외투자, 즉 달러에 대한 선호 현상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인터뷰> 강준호
대신증권 수석 PB
"우리나라도 현재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지게 되면서 더이상 국내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게 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해외 자산에 투자를 했었고, 처음에는 신흥국 투자에 집중했다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 차례 큰 폭락을 겪었다. 어차피 선진국이 힘들게 되면 신흥국은 그보다 더 큰 파도에 휩쓸리게 된다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지금은 (선진국의 대표 투자자산인) 달러 쪽으로 더 많은 해외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달러 관련 상품들에 대한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달러 상품인 대신증권의 달러RP는 현재까지 들어온 누적금액이 2,900억원이며, 최근 3개월 동안에만 1,500억원 가량이 증가했습니다.
또 키움자산운용의 `KOSEF 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올해 들어서만 885억원의 신규자금이 유입됐고, 현재 누적금액은 1,090억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환차익을 남기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달러 관련 상품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달러 외에 엔이나 파운드 같은 경우는 어떤가요?
<기자>
영국 파운드화는 지금 3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영국에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시라면 부담을 많이 덜으셨을텐데요.
파운드는 브렉시트 여파가 마무리되면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란게 중론입니다.
일본의 경우 아베노믹스로 엔저 현상이 계속돼 왔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엔화 가치가 급등했는데요.
은행의 통화정책이 한계에 달했다는 인식에 엔화 강세가 강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환테크, 투자자들이 어떤 전략을 갖고 해야 할까요?
<기자>
사실 환율은 주식이나 채권보다 변동성이 큰 경우가 많은데요.
따라서 전문가들은 장기적, 분산 투자를 권유하고 있습니다.
자산의 10~20% 정도의 일정 범위 안에서 1~2년의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박세환 유진투자선물 팀장
"지금 일부분 투자하고 또 조금 달러가 밀리는 경우가 있으면 일부 투자하고 해서 분할 매수 전략으로 달러를 보유 해 놓는... 선물로 하든 ETF로 하든 외화예금으로 하든 마찬가지다."
또 달러를 직접 투자할 때는 가격차이도 고려해야 하는데요.
달러를 살 때와 팔 때의 가격 차이가 30~40원 정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밖에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목표수익률이 확보되면 바로 환금해야한다는 것도 명심하셔야 겠습니다.
<앵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