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 지역에 10일(이하 현지시간) 공습이 이뤄져 민간인을 포함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공습은 미국과 러시아의 합의로 12일부터 유효한 시리아 휴전안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발생해 휴전안이 휴짓조각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반군 점령지인 북부 이들리브의 한 상가 지역이 공습을 받아 여성과 어린이 각각 13명을 포함해 최소 58명이 숨졌다고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전했다.
SOHR 측은 다음 주 12일에 시작되는 이슬람권의 최대 명절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를 앞두고 쇼핑에 나선 사람들이 많아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SOHR는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최대 격전지 알레포에서도 공습이 발생해 30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알레포미디어센터(AMC)는 북부 알레포 주변 공습으로 모두 45명이 숨졌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교외에 있는 두마에서도 공습이 있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공습을 단행한 주체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의 전투기 공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시리아의 휴전 합의안이 나왔지만, 정부군과 반군의 갈등이 여전하다는 점이 이번 공습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9일 장시간 협상 끝에 시리아가 오는 12일 일몰 시부터 전국적으로 임시휴전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고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와 미국은 그동안 시리아에서 각각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정부군과 반군을 지원했다.
양국의 합의안에 영국, 터키 등 주변국은 환영의 입장을 내놨지만, 휴전이 실제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관측이 많았다.
알레포 등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전투가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합의 이행을 강제할 장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시리아의 휴전 합의는 올해 2월에도 극적으로 타결됐다가 파기된 바 있다.
이번에도 합의안이 나오고 본격적인 휴전에 들어가기 전에 공습으로 많은 사상자가 나오면서 `휴전안 무용론`에 더욱 힘이 실린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휴전 합의안이 나오고 불과 몇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장악지역을 공격했다"며 80명 이상의 목숨을 빼앗은 공격은 휴전안이 5년째 이어진 내전을 끝낼 수 없을 것이라는 반군의 회의론을 더욱 굳건하게 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