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터의 ‘페스티벌 급 게스트’라는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게스트 이름의 일부를 지웠지만, 누구인지는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에픽하이와 같은 YG 소속 아티스트인 악동뮤지션과 코드쿤스트는 물론, AOMG의 수장 사이먼 도미닉과 일리어네어 레코즈의 빈지노까지. 현재 한국 힙합 신을 주름잡는 레이블의 대표가수들이 떡하니 자리했다. 그리고 최근 Mnet ‘쇼미더머니5’에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신예 래퍼 씨잼과 비와이.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며 한국 힙합의 초석을 닦은 YDG까지. 구와 신의 조화 면에서도 구성이 알차다. 여기에 주목받는 알앤비 보컬 딘과 아이돌 그룹 비스트까지. 이 정도 규모에서 굳이 ‘소극장 콘서트’라는 형식을 취한 이유가 궁금할 정도다.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에픽하이 콘서트 ‘현재상영중’은 국내 유일의 관객 선택형 콘서트다. 보고 싶은 영화의 장르를 고르듯 공연 장르를 관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다. 올해는 전기 영화, 스포츠, 생존 드라마, 호러, 사극, 느와르 총 여섯 가지의 테마로 구성했다. 관객이 가장 마음에 드는 테마에 투표하면, 온라인 사전투표 20%와 현장투표 결과를 합산해 공연 내용이 결정된다. 23일 기준, 온라인 사전투표 결과에 따르면 생존 드라마 장르인 옥션이 1위, 느와르의 SSG가 2위, 호러 검은 아재들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즉, 소극장이라는 형식의 의도는 ‘관객의 참여와 재미’다. 타블로는 개인 SNS에 “여러분이 행복한 추억을 가질 수 있게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깜짝 게스트 타임마저 환상이길 바라 고마운 분들 많이 모십니다. 위에 있는 분들 중 누가 어떤 회에 나오는지는 랜덤+서프라이즈+미스터리입니다”는 글을 올려 공연 당일 게스트를 확인할 수 있음을 알렸다.
에픽하이의 ‘현재상영중’은 오는 7월 22일부터 24일,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6일간 총 8회에 걸쳐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게스트는 호화롭고, 콘서트 구성은 이채롭다. 2003년부터 지금까지, 13년의 활동 동안 언더와 오버를 넘나들며 가장 다채로운 시도로 한국 힙합 대중화를 끌어낸 그룹 에픽하이이기에 가능한 공연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