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여대생 사연이 충격을 주고 있다.
모야모야병 여대생이 길에서 만난 강도를 뿌리치고 도망가다가 뇌졸중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
모야모야병 여대생 관련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강도치상 혐의로 여모(30·무직)씨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여씨는 지난 5일 오후 11시52분쯤 의정부 시내 한 골목길에서 돈을 뺏으려고 흉기로 김모(19·대학생) 양을 위협해 김양이 달아나는 과정에서 의식불명에 빠지게 한 혐의다.
김양은 여씨를 뿌리치고 바로 달아나 현장에서 다치지는 않았지만 집에서 쓰러졌다.
범행 피해 장소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김양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부모에 "칼, 칼, 칼, 강도"라고 소리치며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김양 아버지는 집 밖으로 강도를 잡겠다며 나갔고, 어머니는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관들이 일대를 뒤지는 사이, 김양은 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던 김양에 뇌졸중이 찾아온 것.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좁아지는 협착이 점차 진행돼 뇌경색이나 뇌출혈이 일어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김양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며,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씨는 범행 현장에 방범용 무인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범행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이튿날인 7일 오전 11시쯤 범행 장소 주변을 탐문하던 중 여씨를 발견해 긴급체포했다.
여씨 집에서 당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가 발견됐다. 하지만 여씨는 카메라에 찍힌 모습이 자신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범행 내용은 술에 취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여씨가 과거 대출 사기를 당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범행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여씨는 이날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와 가족에게 정말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