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부사이였던 40대 남녀가 한 여성을 살해한 뒤 토막 내 벽난로에 태운 엽기적으로 살해한 사건으로 독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경찰에 따르면, 현지에서 40대 남자가 장기간 집 안에 여성을 감금한 채 온갖 폭력을 가해 숨지게 하고서 토막을 내어 화로에 태운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검경 합동수사팀은 이날 해당 피의자인 빌프리트 W.(46)와 그의 전 아내 앙겔리카 B.(47)의 범죄 혐의에 관한 수사 결과를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니더작센주(州) 출신의 30대 여성 안니카 W.가 빌프리트에 의해 희생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빌프리트와 앙겔리카 커플은 41세 여성 주잔네 F.의 사망에 연루되어 지난달 21일부터 조사를 받아왔다.
이 커플은 그날 머리를 심하게 다치고 전체적으로 신체가 훼손된 것으로 여겨진 주잔네가 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 있는 획스터 외곽 지역의 자택에서 숨지는 것을 꺼려서 앰뷸런스를 불렀다.
그러나 주잔네는 병원에 도착한 직후 목숨을 잃었고 의료진은 외부 공격에 의한 신체 훼손을 의심하여 당국에 이를 알림으로써 이번 수사가 시작됐다.
주잔네는 온라인 개인광고를 매개로 빌프리트와 접촉하고 나서 획스터 인근 빌프리트 커플의 집에서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
주잔네는 2개월가량의 동거 기간에 난방이 안 되는 곳에서 잠을 자는 등 고통을 당하고, 이후 부검 결과 머리를 가격당하고 다른 신체 부위도 공격으로 부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주잔네에 이은 두 번째 희생자로 발표된 안니카 역시 2013년 광고를 접하고서 빌프리트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면서 심지어 같은 해 그와 결혼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수사를 총괄하는 랄프 외스터만 팀장이 밝혔다.
그러나 안니카도 빌프리트에게서 엄청난 학대를 당한 끝에 2014년 8월 1일 숨졌고, 빌프리트 커플은 그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다가 토막을 내어 거실 화로에 넣고서 유해를 주변에 흩뿌리는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
수사팀은 주범으로 보이는 빌프리트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의 전 아내 앙겔리카와 목격자 진술로 미뤄볼 때 이들 행각은 사실로 간주된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앙겔리카도 자신을 빌프리트의 노예라고 말할 정도로 그에게서 심하게 학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둘의 정신감정을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빌프리트는 희생자들의 휴대전화를 통해 단문메시지를 그들 부모에게 보내 희생자들이 스스로 무탈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수사팀은 밝혔다.
검경 당국은 무엇보다, 성(性) 관계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더욱 중요하게는 피의자와 희생자들 간 권력관계의 문제로 보고 있다고 슈피겔온라인은 보도했다.
슈피겔온라인은 나아가, 2006년 6월 20일 사라졌다가 이후 획스터 지역 인근에서 시신이 발견된 당시 21세 간호사 지망 여학생 사건에도 빌프리트가 연루됐을 수 있다면서 희생자가 3∼4명으로 늘어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이 독일 전역에 미디어로 급속히 전파되자 베를린 출신의 한 여성이 자신도 당했다고 밝히고 나서는 등 추가 피해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이 보도했다.
한편, 빌프리트는 1995년 신체 상해, 감금, 협박 등 혐의로 2년 9개월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