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13]
박문환의 머니칼럼
제목 - 이해가 안가는 호들갑
미국 재무부가 지난 29일 한국을 포함한 5개국을 환율 조작과 관련한 <관찰 대상국 (Monitoring List)>에 올리면서 많은 분들이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지난 주말 국고처 방송에서 제 시간을 통해 이 부분을 좀 더 자세하게 해석해드리기로 약속을 해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그 부분을 좀 짚고 가겠습니다.
물론 이미 명시적 조항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를 들으셨을테니까, 저는 그 속에 숨어 있는 의미 위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재무부의 이번 환율정책 보고서는 개정된 미국 무역촉진진흥법(BHC수정안)에 따라서 처음 작성되었습니다.
특히, 상대국에 민감한 시장 개입에 대한 구체적 추정치까지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예전의 연간 두 차례 의례적으로 발표했었던 <환율보고서>와는 살짝 다른 느낌을 받게 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전혀 의외의 색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뉴스는 단기적 악재, 중기적 호재로 판단됩니다.
그럼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 동기부터 말씀드리죠.
일단, 미 재무부가 관찰 대상국에 올린 나라들은 대표적인 수출 주도국들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대만, 독일 등이 모두 포함이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만이라면 모르겠는데, 주요 경쟁자 그룹이 모두 포함되었다면 우리만 불이익을 볼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법안은 살짝 급조된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대미 무역 흑자가 200억 달러라는 명목상의 단일 잣대는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GDP규모가 큰 나라나 작은 나라나 할 것 없이 똑 같이 200억 달러라니요...
게다가 개정된 미국 무역촉진진흥법에 따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는 국가는 미국 측과 양자협의를 하게 되고, 1년간 상대국이 시정 조치를 반영했는지 보고 개선이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제재에 들어갈 수 있다고는 했는데... 관찰대상국에 대한 구체적인 제재 방법에 대해서는 전혀 거론된 바가 없습니다.
왜 이렇게 앞뒤가 엉망인 듯 보일까요?
웃기는 부분은 그 뿐이 아닙니다.
다섯 나라가 똑같이 두 개 항목씩만 위반하고 있지요?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독일이 무역 흑자와 경상 수지 흑자를 문제 삼았고 대만은 14.6%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와 더불어 반복적인 외환시장 개입을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외환 시장 조작에 왜 일본이 빠져 있지요?
일본은 2012년 10월부터 아베노믹스가 시작되었는데요, 엄청난 발권을 통해 엔화 가치를 고의적으로 찍어 눌렀음에도 지난 4년간 일본은 외환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애초에 뭔가 제재를 하려는 목적 보다는 경계석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갖지 않고서야 이렇게 기준도 엉망이고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이상한 기준을 제시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미국이 매년 공개하던 환율 보고서를 살짝 업그레이드 해서 발표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 생각이 맞다면, 미국은 6월에는 금리를 올리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달러화의 약세가 향후 유지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 딴지를 걸지 말라는 말은 오히려 뒤집어 말하자면, 앞으로 시장에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테니까 투기 세력으로 하여금 함부로 롱포지션을 취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죠.
조금 더 보충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미국은 11월에 대선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선거철에 금리를 여간해서는 올리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6월에 올리지 못할 경우, 올해는 자칫 금리를 단 한 차례도 올리지 못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서도 몇 차례 거론해드렸었듯이, 연준은 <명목화폐>를 다루는 기관인만큼 <신뢰>가 무척 중요합니다.
이미 4차례 인상에서 2차례 인상으로 그 전망이 수정되었는데, 한 차례도 올리지 못한다면 이건 매우 진중한 신뢰의 문제를 야기 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금리를 6~7월에 올려야만 된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금리를 그냥 올린다고 가정해보죠.
아마도, 전 세계 투기 자금들은 미국의 달러에 롱포지션을 구축하기 시작할 것이고, 달러화가 강해지면 금리를 올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6월에 원할한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투기 자금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단속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이들 투기자금들이 모두 납득할만한 그럴듯한 결계를 세워둘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저는 6~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지금까지 절반 정도로 보았었는데요, 지금은 70% 정도로 높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15% 전후의 시장 예상치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지만 말이죠.
그렇게 생각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의 미 국채 수익률의 흐름을 보면 놀랍게도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마치 금리 인상을 예견하고 있는 듯 말이죠.
게다가 오늘 새벽에 발표된 ISM 제조업 지수에서도 하부지표 중 비용지불 지수가 59로 지난 달 52에 비해 무려 7포인트나 상승했는데요, 이는 시장에 이미 기대 인플레이션이 매우 강하게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하나의 확인이 더 필요한데요
만약, 제 생각이 맞다면, 그러니까, 미국의 미국의 무역 촉진 진흥법이 수정된 이유가 금리인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면, 이번주에 집중되어 있는 연준 의원들의 발언들은 한층 매파적인 색채를 띄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에도 제가 맞는지 두고 볼 일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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