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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어화' 유연석 "여복이 많은 배우? 운이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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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연석, 쉼 없이 달린다. 순정남부터 바람둥이까지,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유연석이 이번에는 천재 작곡가로 변신해 여심을 넘어, 대중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영화 ‘해어화’는 1940년대 일제 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한 작품. 조선의 마지막 기생의 일대기를 그린다. 유연석은 극중 기생 소율(한효주)과 연희(천우희)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작곡가 윤우 역을 맡았다. 윤우는 일제 치하에서 ‘조선의 마음’을 담은 유행가를 만들며, 고통 속에서도 꿋꿋이 신념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어쩌면 ‘해어화’ 속 소율, 연희와는 또 다른 의미의 ‘꽃’ 같은 존재로 볼 수 있다.

유연석은 이번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작곡가 윤우를 연기하기 위해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는 열정을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 ‘맨도롱 또똣’을 촬영하던 제주도까지 피아노를 가지고 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 쪽잠을 자면서 촬영하다 보니까 연습을 많이 하진 못했어요. ‘맨도롱 또똣’ 촬영이 끝나자마자 ‘해어화’ 촬영장으로 가게 됐는데, 그 땐 연습을 많이 했죠. 촬영하면서도 계속 연습하고, 다른 신을 촬영할 때도 세트장에 피아노가 있으면 계속 연주해보고. 아마 스텝 분들이 많이 지겨우셨을 거예요(웃음)”

유연석의 이러한 열정은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겼고, 결국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해어화’ 속 명장면을 탄생케 했다. 극중 윤우는 술에 취한 일본군들이 군가를 부르며 소란을 피우는 모습을 보고, 피아노로 걸어가 ‘아리랑’을 연주한다. 일본군들의 무차별적인 폭행에도 굴하지 않고 연주를 이어나가는 윤우의 모습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해당 장면은 유연석이 연주한 현장음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피아노 연주 신은 보통 녹음된 음악을 틀어놓고 싱크를 맞춰요. 제가 피아니스트는 아니기 때문에 연주하는 것에 대해 걱정은 됐죠. 하지만 아무리 잘 치는 피아니스트가 연주를 한다 해도, 윤우의 감정을 담아낼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 연주를 통해 윤우의 감정이 조금이라도 전달 됐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아요”



유연석은 윤우를 “굉장히 본능적이고 솔직한 인물”로 평했다. 그의 말처럼 윤우는 신념을 지키는 방식도, 사랑을 대하는 방식도 거침없다. 극중 윤우는 연인 소율을 뒤로한 채, 소율의 친구이자 자신의 뮤즈인 연희와 갑작스레 사랑에 빠진다. 사랑을 배신한 남자, 그래서 관객의 시선에서 어쩌면 윤우는 ‘나쁜 남자’다.

그러나 유연석은 윤우를 이해한다고 했다. “윤우가 마음을 다해 만든, ‘조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를 뮤즈가 바로 연희잖아요. 그런 연희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게 되면서 스스로도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거예요. 자신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사랑에 빠진 거죠. 결국 그 마음을 소율에게 노래로써 속죄하기도 하고요. 제가 윤우가 된 입장에서는 이해를 했던 것 같아요”

유연석에 의하면 윤우에게 연희는 단 하나의 뮤즈이자 사랑이었고, 또 음악적 선생이었다. 갑작스럽게 변심한 것이 아닌, 점층적인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 “촬영은 했지만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장면이 있어요. 연희가 아버지에게 돈을 요구 당하면서 폭행을 당하는데, 그 모습을 윤우가 보게 돼요. 윤우는 연희를 통해 진짜 조선의 현실을 보게 되고, 그 때 다시 한 번 ‘조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써보겠다고 다짐 하거든요. 연희는 윤우의 음악적 뮤즈이자 선생이 된 거죠”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유연석은 감독과 자신의 작품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박흥식 감독님이요? 배우들한테 의견도 많이 물어보시고, 또 고집도 좀 있으시고(웃음). 요즘 여자 인물을 중심으로 따라가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협녀’, ‘인어공주’를 만드셨던 분인 만큼, 이번에도 여자 주인공의 감정을 잘 따라가게끔 만드신 것 같아요”


유연석은 천우희, 한효주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제작발표회, 시사회에서도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던 세 사람은 영화 `뷰티인사이드`에서도 한 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효주 씨나 우희 씨나 다들 성격이 정말 좋아요. 또래이긴 한데 제가 두 살 더 많거든요. 친구처럼 대해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불편한 것도 없고, 분위기도 좋았죠(웃음)”

천우희, 한효주를 비롯해 이전 작품에서도 문채원, 고아라, 임수정 등 미모의 여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온 유연석. 그래서 그는 ‘여복’이 많은 배우로 불리기도 한다. “여복이 많은 배우라니. 하하. 제가 운이 좋았죠. 멜로를 많이 하다 보니까, 운 좋게 좋은 분들과 호흡을 맞추게 됐던 것 같아요”

유연석은 실제로 둥글둥글한 화법을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웃음까지 곁들이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매 작품마다 유연석은 상대 배우들과 훈훈한 팀워크를 자랑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에도 그는 천우희와 한효주에게 흑백 사진이 든 사진첩을 선물하며 남다른 팀워크를 과시했다. “1940년대 배경에서 한복을 입고 촬영하는 것을 찍고 싶었어요. 여러 장 모아서 준 건 처음이에요. 효주 씨나 우희 씨나 본인들이 사진 찍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사진 찍고, 찍히는 걸 불편해하는 분들도 있는데 좋아해줘서 저도 좋았죠(웃음)”

여복만 많은가. 취미도 많다. 사진 또한 그의 수많은 취미 중 하나다. 문득 새로운 일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대답은 단순했다. ‘호기심’ 때문이라고. 그는 “경험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이 계속 있어요. 도전의식이 생기는 거죠. 그러다보니까 다양하게 취미를 가지게 된 것 같아요. 취미들이 작품을 하는데 자양분이 되고 있기도 하고요”라고 답했다.

쉬지 않고 작품을 이어온 유연석. 그래서 차기작 또한 이미 염두에 두고 있을 거라 생각했으나 그는 "여유를 두고 결정하려고 한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영화 ‘춘몽’ 이 외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사극부터 로맨틱 코미디, 여기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쉴 틈 없이 넘나들어 온 그에게 재충전의 시간은 분명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차기작에 벌써부터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는 배우 유연석이 주는 신뢰 때문일 터. 그가 또 어떤 연기 변신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해 본다. (사진=킹콩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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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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