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것도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다. 역시 강팀들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되고 말았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영원한 맞수라 할 수 있는 리버풀과 맨유가 결승전도 아닌 16강 토너먼트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26일 오후 스위스 니옹에 있는 UEFA 본부에서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16강 토너먼트 대진 추첨식을 열고 뜨거운 맞대결을 예고해주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대진은 리버풀과 맨유가 만나는 빅 매치다. 이들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으면서 각종 대회를 통해 무려 194번이나 만난 라이벌이기 때문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이번 맞대결이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는 처음이라고 하니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하다.
양팀 모두 부임한지 얼마 안 된 감독(맨유-판 할, 리버풀-위르겐 클롭)이 지휘봉을 잡고 있기에 이 대회를 통해 입지를 분명하게 해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목표는 다를 것 없다. 더구나 현재 두 팀의 프리미어리그 순위표가 팬들의 기대와는 멀어져 있기에 이 유로파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특히, 맨유의 판 할 감독은 한 경기가 끝날 때마다 감독 교체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그 절실함은 클롭 감독에 비해 더한 편이라 하겠다.
더구나 이번 대회 우승 팀에게 다음 시즌 별들의 잔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우승 트로피의 유혹은 큰 편이다. 맨유나 리버풀의 현재 리그 순위표를 고려할 때 ‘아스널-레스터시티-토트넘-맨시티’로 압축되고 있는 빅4에 근접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기에 더욱 그렇다.
두 팀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맞대결 기록은 맨유가 더블(2승)을 기록했기 때문에 판 할 감독이 약간 느긋한 마음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9월 12일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맨유가 3-1로 리버풀을 물리쳤고 올해 1월 17일 안필드에서도 원정 팀 맨유가 웨인 루니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긴 바 있다. 그런데 맨유의 정신적 지주 웨인 루니의 부상 회복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들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은 다음 달 11일 오전 5시 5분 리버풀의 홈 구장 안필드에서 열린다.
한국의 유럽 축구팬들이 기다리고 있는 또 하나의 빅 매치는 손흥민이 활약하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와 도르트문트(독일)의 맞대결이다.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축구의 본고장이라 자랑하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감회가 새로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이 경기는 손흥민-카가와 신지의 한-일 공격형 미드필더의 맞대결로도 주목받을 만하다. 도르트문트의 왼발잡이 풀백 박주호가 현재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맞붙을 가능성은 낮아보이기 때문에 손흥민과 카가와 신지의 실력 대결이 볼만하게 펼져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들의 유로파리그 16강 1차전은 다음 달 11일 오전 3시 도르트문트에 있는 BVB 슈타디온에서 열린다.
이들 빅 매치 말고도 FC 바젤(스위스)이 디펜딩 챔피언 세비야 FC(스페인)를 만나게 된 것도 화제다. 유로파리그 결승전(2016년 5월 19일) 장소가 바젤에 있는 세인트-야콥 파크로 FC 바젤의 홈 구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경기를 통해 새내기 감독의 무패 행진 꼬리표를 떼어버린 게리 네빌 감독이 이끌고 있는 발렌시아 CF(스페인)가 같은 프리메라 리가의 아틀레틱 빌바오와 만나게 된 점도 눈에 띈다.
이들 수많은 빅 매치들이 축구의 봄 3월을 어느 때보다 뜨겁게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16강 대진표(왼쪽이 1차전-3월 11일- 홈팀)
리버풀 FC(잉글랜드)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잉글랜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vs 토트넘 홋스퍼 FC(잉글랜드)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 vs RSC 안더레흐트(벨기에)
FC 바젤(스위스) vs 세비야 FC(스페인, 디펜딩 챔피언)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 vs 발렌시아 CF(스페인)
스파르타 프라하(체코) vs 라치오(이탈리아)
페네르바체(터키) vs 브라가(포르투갈)
비야레알(스페인) vs 레버쿠젠(독일)
사진 = 리버풀 FC 공식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