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말부터 지난달까지 원·달러 환율은 10% 올랐지만, 원화의 전체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실질가치는 1% 절하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각국이 자국 수출 개선을 위해 경쟁적으로 통화가치를 절하하는 `통화전쟁`에 나서면서 원화의 실질가치는 거의 제자리걸음을 했다.
24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월 우리나라의 실질실효환율지수는 108.22로 2014년 말의 109.23에 비해 1% 하락하는데 그쳤다.
실질실효환율지수가 하락하면 해당국 통화의 교역상대국 통화 대비 실질가치는 절하됐다는 의미다.
실질실효환율은 물가변동까지 반영된 교역상대국에 대한 각국 돈의 상대가치로 각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어떤지 파악하는 지표다.
수출여건을 가늠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같은 기간에 원·달러 환율은 1달러에 1,099.2원에서 1,208.4원으로 10% 상승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0% 하락한 데 비하면 원화의 실질가치 절하폭은 10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BIS가 실질실효환율지수를 집계하는 전 세계 61개 주요국가 중 이 기간 실질 통화가치가 절하된 국가는 전체의 4분의 3에 달하는 45개국에 달했다.
실질 통화가치 절하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8%로 가장 컸고, 브라질(-19.6%), 콜롬비아(-17.8%), 아르헨티나(-15.4%), 캐나다(-14.5%), 멕시코(-13.8%), 말레이시아(-13.4%), 러시아(-9.9%) 등 순이었다.
반면 같은 기간 실질 통화가치가 가장 많이 절상된 국가는 베네수엘라(171.7%)와 미국(11.6%), 달러 페그제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11.6%), 일본(8.6%) 순이었다.
인도(5.4%)와 중국(3.4%)도 실질통화가치가 절상됐다.
G20(주요 20개국) 중 유럽연합 의장국을 제외하고 통화가치가 절하된 국가는 12개국, 절상된 국가는 9개국이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더라도 실질실효환율은 그대로란 것은 다른 통화들이 우리보다 더 약세로 가거나 우리하고 비슷한 약세를 기록해 수출시 가격경쟁력이 그대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