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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성웅 “법정에만 들어가면 나 뿐 아니라 (유)승호도, (박)민영이도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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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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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박성웅의 첫 인상은 오다가다 마주치는 수더분한 동네 아저씨 같다. 그러나 스크린에서, 안방극장에서 그의 존재감은 남다르다.

    박성웅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과 9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검사외전’을 통해 명품배우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캐릭터를 선택하려고 한다. ‘리멤버’는 1, 2회 대본을 보고 무조건 하려고 했다. 시청률이 20%를 넘어 대단하다고 하는 데 사실 실감이 안 난다. 영화 1000만이 대단한 건지, 시청률이 20% 넘긴 것이 대단한 건지 잘 모르겠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느낌이다.”

    ‘리멤버’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는 변호사가 억울하게 수감된 아버지의 무죄를 밝혀내기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휴먼 멜로 드라마. 극중 박성웅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불량 변호사로서, 동시에 어떤 일이든 몸을 부딪쳐 해내고야 마는 추진력과 결정력을 지닌 박동호 역을 맡았다.

    “대본을 읽으면서 박동호는 선인이라고 생각했고, 그 쪽을 보여주려고 했다. 하지만 극중 박동호가 처한 상황이 있으니까, 그렇게 만은 안 되더라. 극 초반 남규만이 자백한 동영상을 틀어봐야 죄를 못 이끌어 낼 것 같으니까 회사로 들어가자고 생각한 것이다. 박동호는 서진우를 무조건 무죄로 만드는 것이 목표인 사람이다.”



    박성웅은 신(新)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첫 등장부터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화려한 수트 패션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특히 한껏 불량한 분위기와 빛나는 순발력이 돋보이는 변호사 캐릭터로 완벽하게 변신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법학과 출신이지만 졸업하기 바빴기 때문에 변호사 역할이 어려웠다. 대학교 2학년 때부터 엑스트라로 일했다. 법 전문 용어를 알아듣기는 하겠더라. 법정에만 들어가면 나 뿐 아니라 (유)승호도, (박)민영이도 멘붕이 오더라. 사투리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었기 때문에 법정 장면은 10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찍었다. 혼자 변론하거나 최후 변론할 때 정말 힘들었다.”

    그는 유승호(서진우 역)의 든든한 조력자로 활약하며 듬직한 매력을 더한 것은 물론, 매서운 카리스마 뒤의 환한 미소와 위트 넘치는 반전매력으로 꽃중년이 아닌 ‘꽃오빠’로 통하는 등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요즘은 40대 남자 배우의 전성시대다. 한진희 선배님이 ‘우리의 40대는 요즘 배우들에게는 30대다’라고 하셨어요. 배우들이 관리를 잘 한다는 뜻이겠죠.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관리가 저절로 되더라.”

    박성웅은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로 극의 흐름을 이끌었다. 극 초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불법과 편법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승소만을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었지만, 유승호(서진우 역)를 만난 이후 권력을 무기로 절대 악을 행하고 있는 남궁민(남규만 역)과 대적하며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했다.

    “남규만이 나타나는 장면은 다 그랬다. 박동호가 뭔가를 하려고 하면 기사가 한 줄도 안 나오고, 판사가 바뀌고, 화가 나더라. 끝나고 생각해 보니, 남규만을 한 대도 때리지 못했더라. 아쉬움이 남는다.”(웃음)



    박성웅은 강단 있는 직설화법과 쫄깃한 비유가 담긴 ‘박동호 어록’으로 드라마의 재미를 더했다.

    “나는 충청도 사람이다. 부산 사투리를 배우면서 ‘부산 사람이 아니고 경상도 사람을 속이자’라고 생각했다. 부산 사투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이 있었다. 한 문장 당 세 번 정도 들으면서 연습했다. 감독님이 상대방 바스트를 먼저 찍으면서 나에게 배울 시간을 줬다.”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닮아있는 유승호(서진우 역)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인간적이고 따뜻한 면을 그리는가 하면, 극악무도한 남규만(낭궁민 역)에게는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대사로 팽팽한 신경전을 그려내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박성웅은 적재적소에 걸맞은 강렬한 촌철살인의 대사로 박동호 캐릭터에 더욱 힘을 실었다.

    “남규만이 마지막에 자살을 할 때 불쌍하더라. ‘저 친구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 일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인 남일호 회장이 가장 나쁘다. ‘아들을 잘 키워야겠다’라고 생각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인품이 (유)승호를 닮았으면 좋겠다. 인물은 나를 닮아서 포기했다.”(웃음)

    박성웅은 동료배우들과의 브로맨스로 훈훈한 매력을 발산했다. ‘리멤버’ 촬영현장 메이킹 영상에서 유승호를 백허그 하는 모습으로 넘치는 애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극 중 앙숙관계인 이시언 그리고 이원종과의 의리 넘치는 인증샷을 공개해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시청자들이 진우-동호 커플이 좋다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하다. 동호는 진우 바라기다. ‘리멤버’를 통해 유승호를 얻었다. ‘태왕사신기’ 때 승호가 아역으로 출연했더라. 너무 바르고 훌륭하게 자라줘서 고마웠다. ‘참 오래전에 이 친구랑 작품을 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승호가 인기를 누릴 때 군에 입대한 것에 대해 물으니 ‘어려서 내가 선택해서 연기를 시작한 게 아니라 너무 힘들었다. 군에 가서 생각하고 싶었다’라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난 참 생각 없이 살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호는 역시 프로다웠다.”



    ‘리멤버’를 통해 반전매력을 선보이며 인생 역전 드라마를 쓴 박성웅은 이전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으로부터 출연 제안을 받고 있다.

    “캐릭터가 확 바뀌면 되겠나? 지금은 여배우와 멜로를 찍으면 안 될 것 같다. 조금씩 변화를 줄 것이다. 센 이미지를 보여주다 보니 부드러운 캐릭터로 안 돌아올 거라고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반전을 줄 수도 있다. 그것도 하나의 과정이다.”

    ‘리멤버’에서 변호사, ‘검사외전’에서 검사에 이어 올해 개봉 예정인 ‘이와 손톱’에서도 1950년대 검사로 나온다. 또한 ‘리멤버’ 종영 직후인 지난 주말부터 영화 촬영에 들어가 유호정과 멜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를 찍고 있고, 조만간 개봉할 영화 ‘해어화’에선 일제시대 일본인 경무국장 역을 맡아 묵직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래 쉬는 스타일이 아니다. 오래 쉬면 병이 난다. 고수와 영화 ‘이와 손톱’을 전라도 광주에서 세트 촬영을 했다. 거기에서도 검사로 나온다. 2주 동안 6회 차 촬영을 했다. ‘리멤버’와 촬영이 겹치기도 했는데, 서울말을 해야 하는데 사투리가 나오더라. 최근에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를 촬영 하고 있다.”

    배우는 연기를 하는 사람이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미지 변신이 어렵다. 박성웅은 기본이 탄탄한 배우다. 연기력이 뒷받침되기에 이미지 변신에 도전할 수 있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내공의 소유자 박성웅은 감수성 풍부하고 유머감각도 넘치는 배우였다.

    “배우로써 좋은 행보를 가는 것에 감사하고, 알아봐 주시는 것도 감사한다. 운 때가 잘 맞았다. 이제 작품을 선택하는데 부담감은 없다. 신인시절 엑스트라부터 시작했다. ‘매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지금부터가 시작이다’고 생각하고 채찍질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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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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