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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따라 나도 스몰웨딩" 낭만적이기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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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옥주현 SNS

지난 20일 핑클 멤버 이진이 결혼 소식을 전하자 각종 매체는 기사를 쏟아냈다. 이날 보도된 기사 중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 중 하나는 `스몰웨딩`이다. 새로운 결혼 트렌드로 자리 잡은 `스몰웨딩`의 현실과 야기되고 있는 문제점을 짚어본다.

사진출처-김나영SNS

#내가 즐길 수 있는 작은 결혼식

"한 번뿐인 결혼, 화려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남이 아닌 내가 즐길 수 있는 결혼"으로 바뀐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효리 이상순 커플을 기점으로 원빈과 이나영, 봉태규와 하시시박 부부가 소박한 결혼식을 올리며 웨딩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지난해 5월 30일 정선 한 산골 마을에서 치러진 이나영 원빈 커플의 결혼식은 양가 친척 포함해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식사는 잔치국수, 센터피스는 들꽃이었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결혼식에 든 총비용은 110만 원에 불과했다고 한다.

`스몰웨딩`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는 이효리 이상순 커플은 최측근 지인 30여 명만 초대해 소규모 하우스웨딩을 올렸다. 주례사도, 명품 협찬도, 연예인 들러리도 없었으며, 화려한 티아라 대신 꽃 화관을, 값비싼 부케 대신 들꽃을 택했다.

최근 결혼한 이진도 하와이에서 소수의 하객만 참석한 작은 결혼식을 진행했다. 옥주현이 올린 이진의 결혼식 당시 사진을 보면 이진은 수수한 모습이다.

방송인 김나영 역시 지난 4월 제주도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김나영의 결혼식은 10여 명의 가족-지인들의 축하 속에 이루어졌으며, `식`이라기 보다 `파티`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화려한 드레스 대신 슬리브, 반짝이는 티아라 대신 머리띠, 보석 박힌 웨딩슈즈 대신 플랫슈즈로 김나영만의 웨딩룩을 선보여 패션피플들에게 극찬을 받기도 했다.

배우 봉태규와 사진작가 하시시박도 자신들만의 조촐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다. 서울의 한 야외카페를 빌려 진행된 이 커플의 결혼식은, 개성파 배우와 사진작가의 만남답게 빈티지한 감성이 묻어난다. 

`스몰웨딩`조차 번거로운 조정치 정인 커플은 결혼식 자체를 생략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 후 결혼 인증 사진을 공개, 지리산 종주로 결혼 의식을 대신했다.

사진출처-이효리 SNS

#스몰웨딩, 웨딩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다

의도하진 않았겠지만, 연예인의 작은 결혼식 열풍은 확실히 결혼 문화의 모범사례를 만들고 있다. 아울러 현재 우리 사회가 가지는 현상과 맞물려 `스몰웨딩`이 웨딩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3월 결혼정보업체 듀오웨드가 전국의 20~40대 기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비부부가 결혼자금으로 쓴 금액이 2억 7,420만 원으로 나왔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부분은 2억에 가까운 비용이 든 주택이었지만, 그다음으로 결혼식 비용이 2,081만 원을 차지했다. 

부담스러운 결혼 비용에 예비부부가 간소화할 수 있는 부분은 예식장 비용이었고, 젊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불러온 것이 `스몰웨딩`이다. 이 조사에서 간소화된 결혼식에 대해 전체의 87.4%가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개선해야 할 혼례문화로는 `과다한 혼수와 호화결혼식(53.1%)`, `과도한 하객 초청(16.8%)`, `축의금 받기와 식사 대접 관행(15.7%)` 등을 꼽았다. 

사진출처-윤승아SNS

#진정한 `스몰웨딩` 막는 장애물

예비부부는 자신만의 이야기와 개인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결혼식을 꿈꾸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위에 말한 조사에서 결혼식을 축소, 생략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45.8%가 "굳어진 결혼 절차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우리나라 결혼식에는 주로 신랑 신부의 하객보다 부모님의 하객이 더 많이 온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속담은 결혼에도 적용된다. 자녀의 결혼을 주도하고 있는 부모세대가 `결혼식 축의금은 품앗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는 한 `스몰웨딩`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또 현재 `스몰웨딩`이 의도와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소규모 웨딩의 대략적인 키워드는 평범한 장소, 나만의 드레스, 주례 없는 결혼식으로 꼽을 수 있다. 럭셔리한 호텔 예식장이 아니라도, 수백 명의 하객을 초대하지 않아도, 값비싼 수입 드레스가 아니어도 충분히 근사한 결혼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굳이 수백, 수천만 원을 들여 결혼과 동시에 웨딩푸어로 전락할 필요는 없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스몰웨딩`의 비용은 만만치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대중화된 `스몰 웨딩`이 또 다른 럭셔리 웨딩의 상업적 유행으로 변질되고 있다. 한 웨딩 업체가 내세운 `스몰 웨딩`은 맞춤으로 제작된 디자이너 브랜드의 명품 드레스를 포함해 소위 `스·드·메`로 불리는 웨딩 패키지는 8,000여만 원에 달한다. 하객 100명을 기준으로 1인당 11만 원가량의 식사를 접대하는 피로연 비용만 1,100만 원이다. 

아울러 `스몰웨딩`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아 적당한 장소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일반적인 웨딩홀은 대개 최소 보증인원을 200명 이상 요구한다. 하객 100명 안팎의 소규모 예식을 올리기 위해서 대부분은 호텔 리셉션 홀이나 하우스 웨딩 업체를 이용하게 된다. 

하우스 웨딩의 경우 작지만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표방하기 때문에 음식값은 3만~5만 원 수준인 일반 예식장보다 비싼 7만~12만 원 수준 경우가 많다. 예식홀 대여 비용도 일반 예식장과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일반 예식장에서 기본 사용료에 추가되는 꽃장식 비용 등을 별도로 요구하기도 한다. 

하객 수가 줄어든 대신 다른 부분을 고급화해 결국에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요즘 스몰 웨딩은 비용을 줄이는 게 아니라 개성을 드러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사진출처-이든나인

#셀프웨딩, 정착하려면?

장소, 메이크업, 드레스, 사진을 모두 개인이 정해서 하는 `셀프웨딩`. 하지만 이 또한 비용과 시간이 업체를 통해 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일일이 모든 것을 선택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질 높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결국 전문가의 손을 빌리게 된다. 또 요새 웨딩홀에서 `스·드·메` 상품을 저렴하게 내놓기 때문에 개인이 메이크업, 드레스를 준비하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더 들 수 있다.  

획일적이고 과도한 결혼문화의 근본적인 대안은 결국 왜곡된 결혼시장을 바꾸는 것이다. 우선은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체면 차리기`에서 벗어나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는다면 소수의 거대 웨딩업체가 이윤을 독식하는 현상을 견제할 수 있다. 

또 정부 차원의 폭넓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정부가 전국 173개 공공기관을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있지만, 활용되는 곳은 20여 곳에 불과하다. 서울에는 어느 정도 정착이 되어 있지만, 지방에는 장소가 거의 없는 상태다. 

비용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젊은 세대가 많은 요즘 `스몰웨딩`이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 결혼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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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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