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한 장면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수년간 동물실험으로 쓰이다 외딴섬에 버려진 침팬지의 기구한 사연과 사진이 잔잔한 감동과 함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마흔 살 침팬지 `폰소`는 미국의 비영리 의학연구단체 뉴욕혈액센터(NYBC·New York Blood Center)의 의학 실험에 동원됐다가 30년 전 아이보리코스트의 한 섬에 버려졌다.
당시 실험에 이용된 침팬지는 폰소를 포함해 모두 20마리.
이 침팬지들은 본래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소유로, 일부는 밀렵 등 불법적으로 정부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침팬지들은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잦은 마취와 생체검사에 시달렸고, 일부 침팬치들은 마취용 다트에 눈을 맞아 실명하기도 했다.
실험이 끝난 뒤 뉴욕혈액센터는 이 침팬지들을 아이보리코스트의 한 섬에 풀어줬다.
이 섬에는 식량자원과 식용수가 적어 뉴욕혈액센터에서 제공하는 보급품이 침팬지들의 유일한 식량 공급처였다.
그러나 뉴욕혈액센터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원을 중단했고 이로 인해 대부분의 침팬지들은 굶주림과 질병 때문에 죽고 말았다.
당시 폰소는 짝인 암컷과 두 새끼가 함께 버려졌지만 3년 전 모두 세상을 떠나 혼자 쓸쓸히 살아왔다.
혼자 남은 폰소는 인근 마을 주민인 제르맹(Germain)이 건네준 바나나와 빵 등으로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폰소의 딱한 사실이 지난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기니의 침팬지보존센터 간사인 에스텔 라바랑드가 이 섬을 찾았다.
폰소는 3년 만에 본 낯선 사람이 반가웠는지 라바랑드에게 다가가 뜨겁게 포옹을 하고 입을 맞추는 등 크게 기뻐했고, 이 모습은 라바랑드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 누리꾼들을 감동하게 만들었다.
오상혁 기자 osh@wowtv.co.kr
(**이 기사의 제목은 제목학원 회원인 채동진님이 제안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