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17일 오후 6시20분(현지시간)쯤 차량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혼잡한 퇴근 시간대에 발생한 이번 테러로 28명이 숨지고 최소 61명이 다쳤다고 누만 쿠르툴무시 터키 부총리가 TV 방송에 출연해 발표했다.
도안통신 등 터키 언론들은 테러가 국회의사당 옆에 있는 공군사령부 앞에서 일어났으며 사상자는 대부분 군인이라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15명 정도이던 사상자는 현장 수습과 함께 사망 18명, 부상 45명으로 늘어나더니 다시 사망자와 부상자를 합쳐 90명 가까이로 불었다.
군과 경찰은 현장 주변의 교통을 통제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구급차 32대가 급히 출동해 사상자를 실어나르는 등 긴급 구조 활동에 나섰다.
이번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세력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AP 통신 등 외신은 차량 폭탄 공격이 병력 수송용 차량을 겨냥했다면서 이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일 때 곁에 있던 폭탄 탑재 차량이 폭발했다고 전했다.
집권 정의개발당(AKP) 대변인인 외메르 첼릭 의원은 이 공격은 테러리즘이라고 밝혔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테러 직후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도덕과 인간의 경계를 넘어서는 잔혹한 행위"라고 강력하게 규탄하고 "국내외에서 자행되는 이러한 테러 공격에 맞서는 불굴의 각오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도 벨기에 브뤼셀 방문을 취소하고 사태 수습과 폭발 원인 조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보안 당국마다 추정이 다르지만, 쿠르드족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이나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툴무시 부총리는 "이번 테러는 우리 군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공격한 것"이라며 국민 통합을 역설했다.
아울러 `계획적으로 준비된 테러`로 보이는 이 사건을 철저히 파헤치고자 검사 7명을 수사에 투입했다고 덧붙였다.
국제 사회도 이번 테러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성명을 내어 "독일인은 터키 국민과 아픔을 함께 나눈다"면서 "비인도적인 테러와의 전쟁에서 우린 터키와 같은 편에 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이번 테러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토 동맹국과 어깨를 맞대고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고 발표했다.
존 배스 터키 주재 미국 대사와 리처드 무어 영국 대사는 각각 트위터에서 터키 국민에게 깊은 위로를 보내면서 어려운 시기를 터키와 함께 이겨내겠다고 썼다.
이번 테러 탓에 난민 문제로 모일 예정이던 터키와 유럽연합(EU) 간의 미니 정상 회의가 취소될 것이라고 AFP 통신이 EU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터키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남동부 도시들에서 PKK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PKK는 앙카라 등지에서 여러 차례 테러를 저지른 바 있다.
IS도 지난해 7월 남부 수루츠와 10월 앙카라에서 쿠르드족을 겨냥한 자폭테러를 감행해 모두 130여명이 사망했으며, 지난달 12일에는 이스탄불의 최대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자폭테러를 저질러 독일 관광객 11명이 숨졌다.
[온라인뉴스팀]